머리 하는 여자
제주에 사는 여자, 네마음을 보여줘~!
사무실 동료가 샤방샤방해졌어요. 머리스타일이 확~ 달라졌어요. 올해 유행이라며 힘 팍~주고 온 그 샤방한 머리스타일을 보니 여자도 머리스타일을 바꾸고 싶은 충동이 샘솟아요. 그래서 최근 유행하는 머리는 어떤 스타일인지 일단 인터넷부터 뒤적뒤적여봐요. 김혜수 스타일의 멋진 앳지녀를 꿈꾸며 미용실로 향해요.
여자는 늘 가는 단골 미용실이 있어요. 그곳에서 전담 헤어디자이너를 찾아요. 그런데 이런 된장~~~~~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오늘 전담 헤어 선생님이 쉬는 날이래요.
여- 뭐야? 다음에 해?
결국 다른 헤어디자이너에게 머리를 맡기기로 해요. 그런데 이런 간장~~~~~~~~` 헤어디자이너 선생님의 헤어스타일을 보니 이건 아니잖아요. 자신의 머리를 믿고 맡겨도 될지 자꾸 뒷걸음치게 만드는 헤어 센스예요. 원하는 스타일을 묻는 그 와중에도 이 선생님을 믿고 머리를 자를까 말까 끝까지 고민 고민해요. 그러다 결국엔 김혜수 사진을 내밀어요. 김혜수만큼이나 멋진 앳지녀로의 변신이 벌써부터 기대되며 설레요.
하지만 이런 쌈장~~~~~~~~~~ 김혜수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닌가 봐요. 헤어디자이넌 관리하기 힘든 머리라며 자꾸만 다른 머리스타일을 권해요. 생각해보니 선생님 말이 맞는 말인 것도 같아요.
결국 헤어디자이너가 권하는 스타일로 결정!!!! 하지만 헤어디자이너는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여자를 살살 꼬셔대기 시작해요. 아름다운 머리를 위해서는 이것저것 머리에 영양도 주고 많은걸 투자해야 한대요. 자꾸만 여자의 지갑을 꼬시며 모든 걸 스페셜 가격에 모시겠대요. 유혹에 살짝 흔들리던 여자는 얘기해요.
여- 그냥 머리만 자르고 파마까지만 할래요.
꼬임에 넘어가지 않은 자신을 칭찬하며 스스로 대견해하는 여자예요.
파마를 하며 여자는 쿠션과 잡지를 주문해요. 미용실 오기 전부터 작정했어요. 나름 앳지녀라고 자부하는 여자. 패션잡지를 정기 구독해 패션의 흐름을 파악해야 하지만 사실 한번 보고 말 잡지를 매달 사는 건 돈이 아깝대요. 그래서 미용실 올 때마다 잡지 독파를 하는 여자예요. 유행 화장법부터 패션 경향들까지 이것저것 살펴봐요. 그렇게 나름 알뜰한 자신을 칭찬하고 대견해해요. 잡지 한 권을 다 독파해도 파마다 완성되기까지는 아직도 시간이 남았대요. 그래서 커피를 마시며 헤어디자이너와 수다를 떨어요.
여- 어머어머 어머머. 별별초등학교 나오셨다고요? 그럼 혜진이 알겠다~~~~
둘이 난리가 났어요. 미용실 오면 역시 좁은 제주임을 실감하게 돼요. 옆에서도 난리가 났어요. 웅성웅성웅성웅성~~ 수다 소리가 끊이지 않아요. 우리 남편이 어쨌네 저쨌네~ 고민 상담을 하기도 하고 영어학원은 어디가 좋더라~ 어느 커피숍이 분위기가 끝내주더라~ 여자들에게 미용실은 각종 정보 교류의 장이에요. 수다로 정보를 캐고 잡지로 정보를 캐고 정보 캐내기 바쁜 여자들이에요.
여러 권의 잡지를 읽던 여자. 갑자기 동공이 커지는 게 필이 팍~~~~~~ 꽂혔어요. 한 기사에 팍팍!! 필 꽂혔어요. 여자의 눈을 사로잡은 기사는 야~한 기사!! 부끄부끄 민망 민망 창피하면서도 읽고 싶은 심리가 막 솟구쳐요. 하지만 이 기사를 집중해서 보자니 헤어디자이너 선생님부터 옆에 보조 스탭들. 손님까지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에요.
여- 이거 이거... 찢을까?
슬슬 눈치를 보는 여자.
여- 아니다. 난 지성인이니까.
찢는 건 참고 사람들 눈치를 봐가며 눈치껏 요령껏 기사 내용을 읽어 내려가는 여자예요.
여자는 샴푸를 끝내고 드라이를 하고 드디어 거울 앞에서 완성된 머리를 봐요~ 하지만 이건 아니잖아요. 그냥 전담 선생님에게 머리를 맡겼어야 했는데라며 후회를 해보는 여자예요. 이런 심리를 아는지 모르는지 헤어디자이너 선생님은 오보 액션에 생호들갑을 떨어요. 머리가 너무 잘 나왔다고 난리예요. 옆에 있던 보조 스탭들도 엘레~강스 뷰티풀 하다며 난리난리. 여자의 귓가에 막 칭찬을 쏟아부어요. 그들의 말에 세뇌당한 여자. 정말 지가 예쁜 줄 착각을 해요. 막 미용실에서 나온 뷰티풀 머리를 하고 그냥 아깝게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곤 휴대전화 목록을 뒤져요.
여-약속이 없어도... 오늘 같은 샤방샤방한 날엔 데이트 건수를 잡아야지~~
막 약속을 쥐어짜가며 만들어내기에 바쁜 여자예요.
찰랑찰랑 머리를 뒤로 흔들어가며 여자는 계산대로 향해요. 계산대 앞에서까지도 끝까지 여자를 꼬셔대기 바쁜 헤어디자이너~ 샴푸며 에센스, 각종 헤어제품을 권해요. 하지만 여자는 흔들릴 수 없어요. 쿨하게 거절하며 적립 포인트 카드를 내밀어요. 아주 알뜰한 자신임을 스스로 대견해하며 미용실 문을 열고 당당히 걸어나와요.
****제주도는 한 다리 걸치면 다~~~~ 아는 사람!!!
좁은 지역의 제주도!!! 한 다리 걸치면 친척에~ 학교 동창에~ 동네 이웃에~ 단골 고객에~
알고 보면 다~ 아는 사람!! 그러니 제주에서는 말조심! 행동거지 조심!! 조심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