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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Feb 17. 2024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요?

099.

아주 오랜만에 멀리 나와 있습니다.

집에서 한참을 왔으니까요.

게다가

당신이 있는 곳에서도 무려

255km나 떨어져 있는 곳입니다.


원래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그리 되는 법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어째서 나는

당신이 더 그리워지는 걸까요?


부스스한 얼굴, 퀭한 눈으로 쏘다니지만

정신은 또렷이 당신만 생각하고 있네요.

지하철을 탈 때에도

모르는 음식점에 들어가 밥을 먹을 때에도

또 지금처럼 커피 매장에 들어와 앉아 있어도

당신 생각이 내내 떠나질 않습니다.


어차피 같이 올 수는 없습니다.

세상이 두 쪽 나도 그럴 일은 없을 테지요.

그래도 나는

이 낯선 곳을 두 발로 디딜 때마다

당신이 옆에 있다는 착각에 사로 잡힙니다.


그래서

이렇게 혼자 다녀도 나는

마음만은 든든합니다.

당신이 짓는 환한 미소가 눈에 그려집니다.

약간 높은 톤의 당신 목소리도 들립니다.


눈에서 멀어져도 모두가

마음까지 그렇게 되는 건 아닌가 봅니다.

어쩌면

당신에게서 멀어지기 싫은 내

필사적인 몸부림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분명

눈에선 더 멀어졌지만

마음은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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