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2일 목요일, 비 오다 눈 오다 흐림
모든 직장인이 그럴 테지만, 오늘은 정말이지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오죽 정신이 없었으면 날씨가 오락가락하며 바뀌는 것도 몰랐을까? 아침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약간 그치는가 싶더니 어느새 눈으로 바뀌었다. 아니, 눈이라기보다는 진눈깨비라고 하는 게 옳을 것 같다.
아침부터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썼다. 작년 3학년 연구실에 있던 교과서와 지도서, 참고 도서 및 참고 교구 등을 손수레를 동원해 옮겼다. 남선생님 4명이 달라붙었는데, 옮기는 데에만 거의 1시간 가까이 소요되었다. 우리가 옮기는 동안 여선생님들은 새로 옮긴 3학년 연구실에 자료와 책들을 가지런히 정리했다. 버릴 것은 버리고, 써야 할 것은 책꽂이에 꽂아놓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한숨을 돌리느라 창밖을 봤을 때, 뭔가 비보다는 알갱이가 큰 것이 내리고 있었다. 우박이 아니라면 눈일 테다. 막상 유심히 지켜보니 눈이 아니라 진눈깨비 같았다. 집에 어떻게 갈까,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그건 걱정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어차피 시간이 경과해 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낮 시간을 거의 다 이 작업에 소요했다. 일에 전념하다 보니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갔다. 이내 점심 먹을 시간이 되었다.
선생님들과 모여서 먹는 점심 식사, 오늘은 기분 좋게 내가 밥값을 냈다. 꼭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처음부터 내가 살 거라고 했더니, 일부러 가장 저렴한 걸로 고른 것 같았다. 아무튼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서 더 맛있게 느껴진다는 건 거의 진리에 가까웠다. 그동안 늘 혼자 밥을 먹었는데,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대화도 나누고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지금 우리 학년의 동학년 교사 구성이 꽤 괜찮다는 말을 듣는다. 그건 내가 봐도 그렇게 보인다. 1년 동안 앞으로의 일이 무척 기대가 되는 하루였다. 비가 오든 진눈깨비가 오든 구름만 끼었든 할 일은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