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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Mar 08. 2024

반가운 주말

이백 여든네 번째 글: 피곤한 한 주였습니다.

주말을 그다지 기다리거나 좋아하진 않는데, 이번 주만큼 주말을 기다려 본 게 또 언제였나 싶습니다. 사실 이번 주는 꽤 피곤한 한 주였습니다. 이 일을 하루이틀 한 것도 아닌 데다 학기 초가 되면 정신없이 바쁠 거라며 각오 아닌 각오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니나 다를까 월요일부터 몰아치는 통에 쉴 겨를이 없었습니다.


이틀은 평소보다 네 시간 정도 늦게 퇴근했습니다. 다음 이틀은 세 시간 늦었고요. 오늘도 아마 약간의 잔업을 해야 퇴근할 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오늘은 드디어 주말을 앞두고 있습니다. 오늘만 갔다 오면 무려 이틀을 쉴 수 있게 됩니다. 사람들이 그렇게도 주말을 기다리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다 보면, 주말엔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낼까, 하며 계획을 세우더군요. 저는 뭐 특별한 계획은 없습니다. 그냥 잠도 조금 더 자고, 편하게 시간을 보낼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이들은 벌써 다 큰 탓에 저의 휴식을 방해할 만한 건 없습니다만, 집이라는 특성상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요즘 세상에 남자가 주말에 집에서 쉬겠다는 것만큼 죄악은 없을 테니까요.


그런 이유 때문에 집이란 공간이 더는 편한 곳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매한가지입니다. 주중에 각자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했다면 모처럼 휴식을 취하고 싶은 건 자연스러운 바람입니다. 이렇게 저마다 쉬고 싶은 가족이 서너 명 있다 보면 으레 충돌이 발생하기 마련이니까요. 어쩌면 이래서 사람은 혼자 살아야 하는 모양입니다.


아무튼 주말을 앞두고 있어 마음은 들뜹니다. 과연 황금빛 주말이 될지, 흑빛 주말이 될진 모르겠지만, 이틀 동안 알차게 보낼 계획을 세워 봐야겠습니다. 거기에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이번 주말은 그동안 써놓은 소설을 읽어 봤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출처: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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