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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Mar 10. 2024

유혹의 손길

이백 여든다섯 번째 글: 오늘 참 멍청한 짓을 했습니다.

아침 일찍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에 와 있습니다. 몇 권의 책을 대출할 목적도 있긴 합니다만, 주목적은 글을 쓰기 위해서입니다. 노트북 전원을 연결하고 부팅했습니다. 몇 번 들락날락하긴 할 테지만, 내친김에 3~5편의 글을 쓸 수 있으니 저에겐 꽤 근사한 기회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제가 좀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평소에도 늘 다부지게 마음을 먹곤 하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경계심이 살짝 느슨해진 모양입니다. 그 느슨한 틈을 타 오늘 뜻하지 않게도 참으로 한심한 짓을 하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노트북으로 브런치스토리에 접속하려면 먼저 웹 브라우저를 열어야 합니다. 인터넷에 접속을 해야 글을 쓸 수 있으니까요. 부팅이 되자마자 일단 볼륨 탭을 찾아 음소거부터 했습니다. 종종 어떤 사이트를 열면 거기에 내장된 음악이나 소리가 자동 재생되곤 하니까요. 만반의 준비가 되었습니다. 이젠 웹 브라우저를 열 차례입니다. 'Microsoft Edge'를 찾아 클릭합니다. 모두가 아시는 것처럼 'Microsoft Edge'는 마이크로소프트 사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대체하기 위해 만든 웹 브라우저입니다. 뭐, 누군가는 크롬 등에 접속하기도 한다는데, 저는 아직까지 이 브라우저가 편리하더군요.


앞에서 말했듯 여기에서 그만 제가 아주 멍청한 짓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칠 텐데, 무심코 열어본 기사글이 원인이었습니다. 아주 빠른 속도로 읽어 내려간 뒤 닫았습니다. 사실 그때 멈춰야 했습니다. 그런데 저도 모르게 다음 기사글을 클릭하고 있었습니다. 열어보고 읽고 닫고, 다시 열어보고 읽고 닫고……. 인터넷의 세상은 넓고도 넓다는 걸 실감한 시간이었습니다. 무려 1시간 반 동안이나 이 미친 짓을 제가 하고 있었더군요.


뭐,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제 아내는 가끔 제게 그런 말을 하곤 합니다. 사람 너무 그렇게 빡빡하게 사는 거 아니라고도 말합니다. 사람이 세상 일에 대해 궁금함을 가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간혹 한 번씩 그러더라도 너무 지나칠 정도로 그렇게 죄책감 같은 걸 가질 필요가 없다고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에겐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 일입니다. 뭘 그리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이 있다고, 당장 모르면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닌 그런 쓸데없는 가십거리에 그 긴 시간을 낭비했는지 하는 후회가 밀려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있을 수 있겠지만, '살다 보면'이라는 말로 합리화해선 안 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속칭 낚시질에 걸려들었다고 해야 하나요? 이렇게 한 번씩 정신이 나갔다 들어올 때를 대비해 단단히 무장하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한 시간 반이면 최소 2~3편의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인데 말입니다. 마음먹은 김에 마이크로소프트 에지의 시작 화면을 사진처럼 바꿔 놓았습니다. 저렇게 해놓으면 쓸데없는 짓을 덜 해도 되지 않을까요?


사진 출처: 작성자 본인이 브라우저 화면 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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