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숲오 eSOOPo Mar 09. 2024

퍼즐 맞추기

0636

바닥을 보고도 부풀어지는 날이 있어.

창공을 보고도 쪼그라드는 날이 있어.


그럴 때마다 사는 것이 직소퍼즐 같아.

이만 피스이었다가 이백피스이었다가


각각은 비슷하지만 서로의 자리를 대신하지 못하지

특징 없는 부분은 시작조차 엄두가 나지 않아 난감하네.


가장자리 모서리에 기대야만 하나의 이야기는 비로소 시작되고 이웃된 퍼즐은 제자리를 찾지.


결핍은 또 다른 결핍과 결탁하고 변절하네.


새털 같은 날들은 퍼즐 같은 날들이었어.

새털도 새의 몸을 떠나자 혼돈이 시작되었지.

그것은 자유로운 듯 보였으나 다시 새로 돌아오지는 못해.


여백을 하나씩 지울 때마다

선택은 하나씩 소멸되었지.


어차피 잠시 제자리를 찾는 것에 쉽게 안도하는 우리였잖아.



불안을 태우려고 조각을 집었는데

조급함에 불을 지른 꼴이 되었다네


퍼즐을 완성하니 균열의 지도도 명징해졌어.

작은 충격에도 다시 분열로 돌아갈 태세이지.


삶은 균열이 판 뒷면에 있는 퍼즐일지도 몰라.

겉으로는 멀쩡해서 조각난 줄도 모르고 있다가 흐트러지고서야 무수한 조각들을 바라보며 어찌할 바를 몰라 발을 동동 구르지.


모든 퍼즐은 각자의 이미지니까 누구도 도와주지 못하고 자신만이 풀어가는 이야기.


자고 일어나니 방바닥에 온통 퍼즐조각이야.


어제의 퍼즐도 다 맞추지 못했는데
당최 오늘이라니!
매거진의 이전글 글쓰기 자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