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대해......
이백 여든여섯 번째 글: 생일은 부모님께 감사해야 하는 날
생일을 떠올리면 어떤 기분이 드시는지요? 일단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그 사실을 누군가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생일이라는 게 그깟 뭐 대수라고,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정작 이날 축하를 받아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에 효도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겐 이 말이 전혀 먹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 어린 녀석들이, 먼 미래의 부모님의 부재를 생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니, 어쩌면 그럴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벌써 저처럼 두 분 다 가고 안 계신 경우에는 이 말의 위력을 실감하고도 남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살아 계실 때'라는 말도 더는 효력이 없긴 합니다만......
지행합일이라고 하지요?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 일치해야 한다는 말 정도는 누구라도 알고 있습니다. 물론 실상은 전혀 그렇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멀리 볼 것도 없습니다. 명색이 사람을 가르친다는 저조차도 가르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별개로 존재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오늘 제 생일은 아닙니다만, 생일에 진정으로 축하를 받아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요? 생일을 맞은 당사자가 축하를 받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생일 당사자가 아닌 부모님이 되어야 한다는 것쯤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쭤봅니다. 당신은 이번 생일에, 혹은 지난 생일에 부모님께 축하의 인사를 드리셨나요? 혹은 이 세상에 당신을 낳아 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보여 드렸나요? 부끄럽게도 전, 부모님이 생존해 계실 때에 단 한 번도 그렇게 하질 못했습니다. 어찌 보면 참 아이러니하기까지 합니다. 생일이라는 그 기분에 취해 정작 축하받아야 할 분을 당연하다는 듯 외면해 왔으니 말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부모님이 아직 살아 계시다면 이번 생일 혹은 다음 생일에, 부모님께 축하한다고, 낳아 주셔서 감사하다고 꽃다발이라도 내밀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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