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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Mar 12. 2024

한숨만 나오는 하루

2024년 3월 12일 화요일, 흐림


오늘은 뭔가 안 되는 날이다. 학교에서 일을 하다 7시 50분에 오는, 역으로 가는 마을버스를 타려고 나왔는데, 아주 간발의 차이로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뻔히 두 눈 뜬 상태에서 버스가 지나가는 걸 보고 있어야 했다. 순간 택시를 생각했지만, 지금 나가봤자 9시 24분 전까지는 기차 편도 없다. 게다가 다음 버스는 9시 10분에 온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읍내에 나가서 편하게 저녁을 먹으려 했더니, 어쩔 수 없이 학부모와 아이들을 마주친다고 해도 학교 근처에서 식사를 해결해야 했다.


분히 이기적인 생각이란 걸 모르진 않지만, 어째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입장에선 이만저만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중교통 통근을 적극 장려해도 시원찮을 판에 불편을 못 견뎌 자가운전을 선택하게 하는 형국이라니......


이것 하나만 봐도 감히 난 이런 생각밖에 안 든다. 상식이 통하는 제대로 된 나라는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소득이 높고 낮은 게 좋은 나라의 기준은 아니라고 본다. 소수자도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좋은 나라이고, 그런 나라가 바로 선진국일 테다. 애꿎게 버스 한 대 놓치고는 괜스레 서론이 너무 거창했다.


아무튼 오늘은 뭔가 안 되는 날이다. 집에 도착하면 11시일 텐데, 벌써부터 앞이 캄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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