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계획
이백 아흔 번째 글: 주말에 무슨 계획이 있으신가요?
오늘은, 주말이 되면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 날입니다. 실컷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있다가도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덩달아 마음이 설레곤 합니다.
'정말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괜스레 폼 잡고 생각해 봐도 별달리 뾰족한 수도 없습니다. 뭐 하긴 뭐 해, 그냥 집에서 쉬는 거지, 하는 대답이 머릿속 한편에서 떠오릅니다.
네, 맞습니다. 주말에 가장 이상적인 계획은 번거롭게 뭔가를 할 게 아니라 편히 쉬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생각지도 못한 난관에 부딪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저희 집처럼 각자의 역할이 다른 가족 네 명이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아빠는 아빠의 할 일이 있고, 그건 엄마나 아들 그리고 딸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르지만, 공통적인 건 한 가지 있습니다. 어떻게든 저마다 편히 쉬고 싶다는 것이겠습니다.
이 작은 집에서도 이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방에서 뒹굴고 싶고, 거실에 나와 과자 부스러기를 집어넣으며 소파에 드러누워 TV를 보고 싶은 게 당연한 마음입니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밀린 집안 청소를 해야 합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밥을 차리거나 얼거지를 해야 하며, 실내에 냄새를 풍기게 하는 묵은 쓰레기도 묶어내야 합니다. 사실 어찌 보면 아무리 그럴싸한 주말 계획이 있다고 해도 이런 집안일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주말에 온 가족이 집에 있다 보면 의외로 자주 충돌하게 됩니다. 서로 사랑하고 이해해줘야 할 사람들이 일종의 '트러블 메이커'가 되어 갈등을 조장하게 되는 겁니다.
여러 작가님들께선 오늘의 이 평화로운 주말을 맞아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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