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외모
삼백 여섯 번째 글: 남자로선 최악이란 말일까요?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고, 말이 아니면 듣지를 마라,라고 했는데, 우연히 본 한 개의 영상에서 저는 쇼크를 받았습니다. 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일인데,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자기 객관화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 영상의 제목은 '여자들이 싫어하는 남자 외모 1위'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영상을 찍은 사람은 보아하니 중매결혼 업체에서 꽤 오랜 기간 동안 커플매니저로 활동한 사람인 듯했습니다.
뭐, 멀쩡히 아내도 있는 데다 어지간해서는 살아생전에 그런 곳에 의뢰를 할 일은 없다지만, 과연 요즘 중매업체에 등록된 고객이 어떤 외모를 가진 남자를 싫어하는지 궁금하더군요. 사실 그 통계 자체가 완벽한 객관성을 담보할 수는 없다고 해도 실전에서 그렇게 통용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깡그리 무시할 수도 없지 않겠나 싶었습니다.
자,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결혼을 생각 중인 요즘의 여자들은 어떤 외양을 가진 남자를 싫어할까요?
여자들이 싫어하는 남자의 외모 Top 6.
6. 안경 쓴 남자
5. 키 작은 남자
4. 배 나온 남자
3. 피부가 좋지 않은 남자
2. 못 생긴 남자
1. 대머리 탈모
안타깝게도 저는 위에서 열거한 여섯 가지 중에서 다섯 가지나 해당이 되고, 향후 10년 이내에 남은 1마저 해당될지도 모릅니다.
따지고 보면 6, 4, 3, 1은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면 어느 정도는 개선이 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안경 대신 콘택트렌즈를 끼거나 수술을 하면 안경을 벗을 순 있습니다. 나온 배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운동으로 집어넣을 수 있습니다. 피부가 거친 사람은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통해 어느 정도는 봐줄 만한 피부로 가꿀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약이나 시술을 통해 대머리 및 탈모 문제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5와 2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이가 어리다면 몰라도 이미 작은 키는 어떻게 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또 외모가 못난 건 타고난 것이라 어느 정도의 변화는 줄 수 있어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불가능한 것입니다.
게다가 더 충격적이었던 사실은, 그 매니저를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녀가 물어본 질문 때문이었습니다. 160cm의 차은*와 185cm의 옥동*,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면 누구를 고르겠냐고 말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185cm의 옥동*를 고르겠다고 했다더군요.
별 것 아닌 앙케이트에 괜히 마음만 울적해집니다. 외모가 볼품없다는 사실은 진작에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으니까요.
사진 출처: https://pixab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