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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Apr 16. 2024

핑계 대지 말고 글을 씁시다.

016.

가끔 사람들이 말한다.
"저도 글을 쓰고는 싶은데, 아이는 다섯이나 되고, 온종일 직장에 매어있고, 아내는 맨날 구박하고, 부모님이 진 빚도 엄청나고……."
이유가 끝도 없다. 그러면 나도 그들에게 말한다.
"다 핑계예요. 정말 쓰고 싶다면 쓰세요. 이건 당신 인생이잖아요. 그러니 책임을 지세요.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닌데 언제까지 기다리리 건가요. 일주일에 단 10분이라도 시간을 내보세요." ☞ 본 책, 61쪽

나탈리 골드버그는 참 묘한 사람입니다. 단 한 번도 그녀의 이름으로 된 소설이나 시를 읽어 본 적은 없지만, 그녀는 엄연히 소설가로, 또 시인으로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 이름의 유명세가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닌 모양입니다. 여러 서점에서 아무리 검색해 봐도 그녀의 이름으로 나온 소설책이나 시집 등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녀는 오히려 글쓰기 강사로 더 유명합니다. 그녀가 처음으로 쓴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는 글쓰기 관련 책답지 않게 무려 100만 부나 팔렸으니까요.


저는 몇 번 말씀드렸듯 국내외의 다양한 저자의 글쓰기 관련 책을 족히 200권은 넘게 읽어 봤습니다. 분명 누군가에게는 크고 작은 도움을 주었을 테지만, 저에게는 거의 90%가 넘는 책이 그저 쓰레기 더미였을 뿐입니다. 그들이 책 속에서 제시하는 이런저런 팁들을 바탕으로 일정 기간 동안 쓰면 단편소설을 한 편은 쓸 수 있다고 한 책도 너무 많았고, 심지어 장편소설도 쓸 수 있다는 책들이 널리고 널렸지만, 그런 책들을 읽고 장편은커녕 단편소설 한 편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저의 역량적인 측면에서도 분명 문제는 있었겠지만, 저는 감히 자신 있게 말하고자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부분의 글쓰기 관련 책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녀, 나탈리 골드버그는 글을 쓸 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녀가 뭔가 비책이나 절차상의 방법들을 제시하면서, 이렇게만 혹은 저렇게만 하면 글을 쓸 수 있다고 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녀는 이런저런 핑계 댈 시간에 닥치고 글이나 쓰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그 말이, 어떤 상황에서도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저의 어깨를 추어올리곤 합니다.


위에서 인용한 대목에서도 그녀의 글쓰기에 대한 열정과 기본적인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글을 너무 쓰고 싶어 하지만, 글을 쓰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은 죄다 바쁘다는 이유를 댑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이 세상에 바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오죽하면 대한민국에서 백수가 제일 바쁘다는 말이 있겠습니까? 가령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충분히 그 바쁨의 정도가 다르다는 건 이해가 가지만, 그렇게 바쁘기 때문에 정말 글을 쓰고 싶다면 다른 그 어떤 것을 포기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컴퓨터나 폰 게임, TV 시청, SNS 이용 및 여타의 취미 활동에 드는 시간을 과감히 줄이거나 없앨 필요가 있고, 심지어는 잠을 줄이는 것도 불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것조차도 하지 못하면서 마냥 시간이 없어서 글을 못 쓴다고 한다면, 그 바쁘다는 것이 결국엔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가 아니라 핑계가 되는 것입니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혹시 여러 글쓰기 책들에 질렸다면 혹은 더는 믿음이 가지 않을 정도로 실패를 많이 봤다면 나탈리 골드버그의 책을 읽어보길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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