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작이 Apr 18. 2024

오늘도 무사히

2024년 4월 18일 목요일, 맑음


어제, 오늘 연이어 잡혀 있던 두 개의 큰 행사가 끝났다. 소운동회와 현장체험학습, 다행히 문제가 될 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뭘 그리 큰일이 있겠느냐고 말이다.


학창 시절에 무서운 선생님을 만나면 시범 케이스가 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렇잖아도 잔뜩 벼르고 있는데 걸리면 뼈도 못 추린다. 학교 행사가 그런 셈이다. 거의 대부분의 행사에서 사고가 날 확률은 현저히 낮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하면 당임 교사를 보호해 줄 아무런 대책도, 법적 조항도 없다. 그때부터 전적으로 혼자 그 고난을 헤쳐가야 한다.


25년 동안 몇 번 그런 기억이 있다. 천만다행인 건 내게는 그럴 만한 일은 없었다는 것이겠다. 당연히 나도 그 정도는 알고 있다. 안전교육이나 행사 전 만반의 대비를 했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게 아니라는 걸 말이다.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다. 우리가 뭐 힘들다는 걸 말하려는 게 아니다. 예측 변수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게 우리의 일이다. 그렇다 보니  예상되는 시나리오를 가능한 한 많이 생각해 놓아야 한다. 그렇게 해도 대체로 어긋나곤 한다.


그게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 속에서 이번에도 무탈하게 지나갔다. 억세게 운이 좋았다. 그 운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운동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