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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May 22. 2024

내내 가시방석

2024년 5월 22일 수요일, 맑음


딱 한 주간의 절반을 지나고 있다. 날마다 다를 게 없는 일상이지만, 특별히 이번 주간은 생존수영 교육 주간이다. 오늘까지 사흘을 했으니 딱 하루가 남았다. 나흘 동안 노심초사의 시간이 이어지니 마음이 편할 리 없다.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일 수밖에 없다.


사실 뭐, 수영장에 아이들을 데려다 놓으면 담임은 할 일이 없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직접 수영을 가르치지 않는다. 1시간 정도 아이들이 수영하는 모습을 그저 지켜보다 오기만 하면 된다. 따지고 보면 그 이상 편한 일이 어디 있을까 싶을 테다. 그런데 만약 아이가 다치는 일이 생기면 문제가 달라진다. 수영장에 소속된 코치 선생님들은 수영 기술상의 책임을 질 뿐이지, 그 외의 각종 사고는 전적으로 담임의 책임이 된다. 보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수영 기술상의 문제로 사고가 일어나도 담임이 상당 부분 책임을 지게 된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인솔해서 밖으로 나가는 걸 이유 없이 싫어하는 게 아니다. 이런 문제와 맞물려 있으니 기피할 수밖에 없다.


어떤 종류의 사안이냐에 따라 실직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런 걸 겁내서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치냐고 하겠지만, 내가 하는 일이 그렇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다. 어떻게 하느냐 혹은 어떤 일이 생기냐에 따라, '아이고, 고마우신 우리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한순간에 '이 놈의 선생'이 되기도 한다. 아마도 이 걱정은 퇴직하는 순간까지 놓을 수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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