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0일 월요일, 맑음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을 하는 분들에겐 미안하지만, 지난주 목요일부터 어제까지 나흘 간의 연휴를 가졌다. 현충일, 다음 날 학교장 재량휴업일, 토요일 그리고 일요일, 실컷 쉬고 나서 오늘 다시 또 느꼈다. 필요 이상으로 쉬는 게 그다지 좋은 건 아니라는 걸 말이다. 일단 나부터도 그랬는데,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혈색이 좋지 않았다. 그만큼 쉬고 왔으면 에너지가 충전되어 있어야 할 텐데, 마치 긴 여름휴가를 다녀와 파김치가 된 것처럼 활기 있는 사람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퀭한 눈에, 어깨는 축 늘어져 발걸음 하나하나가 그렇게 무거워 보일 수가 없었다. 어른들이 하나같이 그 모양이라 그런지 교실에 있는 아이들도 죄다 피로에 찌든 모습이었다. 수업이 될 리가 없다. 안 그래도 평소 월요일만 되어도 그러기 일쑤였는데, 오늘은 더 심해 보였다.
"나흘 동안 푹 쉬고 왔니?"
"아니요!"
물으나 마나였다. 얼굴 표정으로 봐선 나흘 동안 죽도록 일만 하다 온 사람처럼 보이기까지 할 정도였다. 왜 안 피곤할까? 어른인 나도 어제 숙면을 취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늘어지는데 애들이라고 별 수 있을까?
과유불급, 옛말치고 틀린 말 하나 없다. 결국 넘치니 좋은 거 하나 없다. 그러한 와중에도 누군가가, 이제는 우리나라도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참 철없는 소리다. 주중에 하루 휴무가 더 늘어나면 가계에 재정적으로 얼마나 큰 타격이 오는지에 대해선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 게다가 법적으로 주 4일 근무를 보장받는 사람들은 그렇다고 쳐도 쉬는 날조차도 들쭉날쭉한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아무튼 오늘은 무척 노곤한 하루였다. 아무래도 집에 가면 곯아떨어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