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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un 18. 2024

더운 날씨

2024년 6월 18일 화요일, 맑음


퇴근길에 학교 건너편에 있는 빽다방으로 곧장 왔다. 곧 있으면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더니, 마치 막바지 기승이라도 부리는 듯 태양 광선이 뜨겁다 못해 따갑게 느껴질 정도다. 햇빛에 그리 오래 노출된 건 아니지만, 금세 녹초가 될 만큼 작열하고 있다.


15분만 기다리면 정류장에 역으로 가는 버스가 온다는 알림이 버젓이 떠 있다. 15분이라, 하며 잠시 고민한다. 대기 시간치고 그 정도면 기다리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늘 한 점 없는 곳에 서서 버텨 낼 재간이 없을 것 같다. 갈등과 선택의 기로에 서 있지만, 고민의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15분의 시간을 기꺼이 포기하기로 한다. 시원한 바닐라 라떼도 한 잔 하고 싶고, 무엇보다도 조금 쉬었다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장 문을 밀고 들어오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사람이 너무나도 많았다. 다행히 아는 사람은 없었으나, 모두가 학부모들인 건 확실했다.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테다. 그래도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한다. 학교 선생은 학구 내의 커피숍에 가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는 건 아니니까.


이곳에 왕래한 1년 동안 오늘만큼 사람이 많았던 적은 없었다. 시끄럽다. 그것도 많이 시끄럽다. 날씨가 많이 덥긴 더운 모양이다. 어째 사람들이 여기만 몰린 느낌이다. 만약 진지한 글을 쓰겠다고 생각했다면 그냥 커피만 마시고 나가야 할 정도다. 그렇다면 굳이 어렵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 글을 일단 써보고 괜찮게 풀리면 계속 쓰면 될 일이다. 만약 안 풀리면 이따 쓰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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