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1일 금요일, 맑음
금요일 저녁이다. 몰아치는 한 주간의 업무를 무탈하게 끝내고 여유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이때가 난 좋다. 어쩌면 토요일이나 일요일보다 이 시간을 더 즐기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금요일 오후엔 바삐 집으로 가려 들지 않는다. 어차피 정시 기차를 타겠답시고 나가면 인산인해다.
밀린 일 처리도 좀 해놓고, 버스 기다릴 타이밍에 근처 커피숍이라도 가서 바닐라 라떼 한 잔을 음미할 수 있는 이 시간이 더없이 좋다. 이런 게 바로 진정한 '쉼'이다. 귀가하기까지의 두 시간 반 남짓,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쓰고 싶었던 글도 마음껏 쓸 수 있다.
정작 토요일과 일요일은 멀 한 건지 모르게 지나가기 마련이다. 이틀 간의 48시간보다 지금의 이 두 시간 반이 내게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지금 역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중이다. 아직 15분가량 남았다. 약하게나마 에어컨을 틀어놓은 승객대기실에서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어서 그저 좋을 뿐이다. 아무 문제 없이 일주일을 보냈고, 황금 같은 주말을 앞두고 있는 지금, 게다가 그 주할보다 더 내게 유용한 금요일 저녁이 아닌가? 더 뭘 바라겠는가?
9시면 집에 도착한다. 1시간 20여 분 남짓 내일과 모레는 어떤 시간을 보낼지 생각해 봐야겠다.
행복한 금요일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