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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un 24. 2024

내일을 잊다니......

2024년 6월 24일 월요일, 맑음


월요일이라는 사실에만 취해 있었다. 아무리 시간관념이 부족하고, 시간의 흐름에 무뎌도 그렇지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정작 일기를 쓰겠다고 생각한 후 이 앱을 열고 나서야 알았다. 내일이 한국 전쟁, 즉 6.25였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 반 아이들에게도 계기교육을 하지 못했다.


사실 난 애국자가  아니다. 그저 내 하루 사는 데 급급한 사람일 뿐이다. 그래도 어찌 이 날을 잊을까? 나야 전쟁과는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세대가 아니니 그럴 수 있다지만, 적어도 돌아가신 내 아버지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아버지는 당신이 7살이던 당시, 피난을 가던 중에 온 가족과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버젓이 부모가 있으면서도 평생을 고아로 자라오셨던 분이었다. 물론 그것도 1980년대 KBS에서 대대적으로 방영했던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 덕분에 알게 었다. 아마도 평생을 그렇게 묻고 가시려 했던 모양이었다. 부모와 형제를 찾는다며 손수 만든 피켓을 들고 대구 KBS 방송국을 수시로 찾았고, 별 효과가 없자 서울에도 몇 번이나 드나드셨다. 몇 번은 아들이 맞다고, 오빠가 맞다며 몇몇 모녀분들이 연락을 해오고 만나기까지 했지만, 그때마다 아버지는 요지부동이셨다. 심지어 주변 친척 어른들마저 빼다 박았다, 틀림없다고 했던 분들도 아버지는 한사코 아니라고 하셨다. 결국 못 찾고 돌아가셨다.


어찌 그런 날을 잊을까? 내일 아이들에게 계기교육 꼭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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