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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Jul 01. 2024

기가 팍 죽다 ^^:;

삼백 예순 번째 글: 저만 그런 건가요?

흔히 하는 말로, '잘 나가다가 어쩌고 저쩌고'하는 말이 있습니다. 뭘 그리 잘 나가고 있었는지는 모르나, 신명 나게 앞만 보고 달려가다 발길이 잠시 멈춰집니다. 이건 분명 제 자의로 제동을 건 게 아닙니다. 누군가가 마치 억지로 뒷덜미를 잡아챈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어이! 아무리 바빠도 이거 한 번 보고 가지?"

제 귀에는 분명 그런 속삭임이 들렸습니다. 뭘 보란 이냐, 하며 고개를 돌리던 찰나, 브런치스토리 메인 화면에 덩그러니 뜬 커다란 광고 아닌 광고가 눈에 띕니다. 평소에는 별 관심 없이 지나쳤는데, 오늘은 눈길이 확 꽂히고 맙니다. 이렇게 요란하게 떠들어 대는데 어떻게 그냥 못 본 척하고 갈 수 있을까요?


2024 새로운 작가의 탄생


작년에 실시했던 제11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모든 작품을 모아놓은 곳입니다. 친절하게도 구매처까지 링크로 걸어놓았더군요.


솔직히 단 한 번도 저 많은 자리들 중의 하나가 제 자리가 될 거라는 터무니없는 상상은 하지 않았습니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고 하지요? 분명히 저 자리는 제가 누울 수 있는 건 고사하고 다리 한 짝도 내밀 수 없는 곳입니다. 제가 쓰는 글의 주제는 잘 몰라도, 글을 쓰는 동안 제 주제 파악 하나는 확실히 하게 된 듯합니다.


러우면 지는 거라고 했는데, 이를 어찌해야 할까요? 배는 아프지 않습니다만, 그저 단순히 부러움의 정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올해 공모전엔 뭘 써서 제출하지?'

방금 전에 저 자리는 제가 누울 곳도, 다리를 뻗을 곳도 아니라고 해놓고는, 가당치도 않은 내심의 계획을 세우려는 제 자신에게 헛웃음이 납니다.


네, 맞습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 했더라도, 부러운 건 부러운 겁니다. 이참에 그냥 시원하게 한 번 지고 말지요. 언제까지 지라는 법은 없을 거라고 믿어 봅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하지만 안 넘어가면 열한 번 찍어보고, 그래도 안 되면 열두 번 못 찍을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그렇다고 영광의 주인공들의 작품을 보고 기가 죽는다거나 그럴 일은 제 사전엔 단연코 없을 겁니다. 제가 누굽니까? 겨우 그런 것 따위에 신경을 쓴다면 애초에 이놈의 글쓰기는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누가 뭐라든 저는 제 갈 길을 갑니다. 스포트라이트의 사각지대 한편에 서서 언제나 그랬듯 저는 제 글을 쓸 겁니다.

제11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신 모든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앞으로의 건필을 기원드립니다.


사진 출처: 글 작성자 본인이 직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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