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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ul 05. 2024

자연스러운 만남

129.

드디어 오늘

당신을 볼 수 있는 날입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그곳에 가면

당신이 서 있을 테니까요.


오늘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일부러 마주치기 위해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됩니다.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발걸음의 속도를

높였다가 낮추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가기만 하면 그곳에

당신이 서 있습니다.


1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한

이 좋은 기회를

내가 놓칠 리가 없습니다.


매일이 오늘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침에 당신을 보고 하루를 시작한다면

그 이상 좋은 날은 없을 테니까요.


이렇게 기쁜 마음으로

십오 분 뒤에 들어올 버스를

기다려 보긴 처음입니다.

일 분 일 분이 그렇게도 설렐 수 없습니다.


이십여 분 남짓 달리기만 하면

당신에게 갈 수 있습니다.

들뜬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니

남아있던 잠마저 달아납니다.


아무것도 든 게 없는 가방 안엔

캔 음료 하나가 들어 있습니다.

당신에게 줘야 하니까요.

하필 따뜻한 걸로 사고 말았습니다.

살 때 약간 쌀쌀했으니까요.

정류장 안의 작은 가게에 들어가 이번엔

시원한 걸로 하나 더 삽니다.


그렇게 빌었던 대로

비는 오지 않아 다행이지만

더워지고 있는 지금은 찬 게 제격이니까요.


행복한 아침입니다.

내내 미소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더웠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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