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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Jul 31. 2024

생각이 많아질 때입니다.

#17.

또 한 번 잔잔한 마음에 돌을 던지는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과연 이번의 이 소식은 무수히 많은 작가님들의 마음을 얼마나 쥐고 흔들어 놓을까요? 누군가는 목이 빠지게 기다렸을 테고, 또 어떤 이는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있을 것입니다. 믿을 만한 정보인지는 모르나, 이곳에 계신 작가님들이 대략 54000명쯤 정도 된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총 10명을 선정한다고 합니다. 수상작이란 영광을 차지할 수 있는 확률은 고작 1/5400밖에 안 됩니다. 그것도 작가님 한 사람당 하나의 브런치북만으로 응모를 했을 경우입니다. 물론 응모를 안 하는 분도 있겠지만, 하는 분들은 족히 2~3개씩은 하지 않을까요? 내친김에 계산기를 두드려 보았습니다. 0.0001851852, 즉 0.019%라는 수치가 나옵니다. 가히 이 정도면 낙타가 바늘을 뚫을 만한 확률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웬만한 신춘문예나 문학상 공모전보다 아마 경쟁룰이 더 치열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하물며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 않는 게 상책입니다. 괜히 뚫어지게 쳐다봤다가 나중에 목이 아프다고, 눈알이 빠질 것 같다고 해서 나아질 건 없으니까요. 이건 어쩌면 다른 그 어느 누구에게도 아닌 저에게 하는 말인지도 모릅니다. 누울 자리부터 보고 다리를 뻗어야 하는 게 옳은 순서겠습니다.


또 한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과 번뇌를 가져다줄까요? 창작이라는 길고 지난한 고통, 그때마다 글 쓰는 이를 휘몰아치게 할 번뇌가 먼저 돋보이는 건 왜일까요? 게다가 이번 공모전에선 소설만 별도로 3편이나 뽑는다고 하니, 단순히 그 소식 하나만 해도 충분히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할 것 같습니다. 세 편을 뽑는다고 하면 한 편보다는 나은 게 사실이지만, 그래봤자 도긴개긴입니다.


벌써 어떤 분이 제게 그런 말을 했습니다. 이번엔 소설도 따로 뽑는다고 하니 잘 다듬어서 제출해 보라고 말입니다. 그래도 저를 특별히 생각해서 한 말이 틀림없습니다. 만약 그분의 고마운 제안에 솔깃해 저까지 움직인다면 무수히 많은 지원자들 중에 저 역시 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어지간한 바람이 아무리 흔들어댄다고 해도 튼튼한 나무라면 뿌리째 움켜쥐고 버텨야 할 일입니다. 그냥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겠다는 생각 하나로 일찌감치 나자빠져 있으면 괜한 열풍에 마음을 다치는 일은 없지 않겠나 싶습니다.


사진 출처: 글 작성자 본인이 직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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