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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Aug 06. 2024

이러다 느닷없이

2024년 8월 6일 화요일, 낮 최고기온 36도, 습식 사우나식 폭염 경보 발령


요 근래 날짜를 적는데 별반 차이가 없다. 그저 낮 최고기온만 1~2도 높거나 낮을 뿐이다. 그래도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엎어치나 메치나,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온도가 아주 근소한 폭으로 오르락내리락해도 이미 체감상의 온도는 40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어제 흘러내렸던 땀이 그 길을 잃어버리지도 않았는지, 오늘도 제자리를 찾아 모여든다.


연일 폭염 경보가 발령된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도 조금의 긴장감도 없다. 거의 일상이 되다시피 한 폭염 경보다. 태풍 경보가 발령되지 않는 다음에야 눈 하나 깜짝할까? 게다가 습기를 잔뜩 머금은 사우나 탕 안을 활보하는 느낌도 여전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못 살겠다가 아니라 이젠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가는 형세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러다 어느 순간에 날씨가 풀리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교무실에서 커피를 한 잔 하다 동료 선생님에게 무심코 말을 건넸다.

"이러다 금세 추워지는 거 아닐까요?"

"에이, 설마요? 이렇게 더운데요."

그건 무리라며 힘주어 말하던 선생님은 우리나라가 점점 봄과 가을이 사라지고 있으니, 그것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다는 말을 했다. 길어봤자 체감상의 봄 한 달 반, 그리고 가을 한 달 반. 무려 여름과 겨울이 각각 최소한 네 달 반은 되는 느낌이다.


이제 여름이 대략 세 달쯤 지났으니 한 달 반 남았겠구나 싶다. 그래, 희망적으로 생각하는 게 좋겠다. 길어야 6주다. 6주만 버티면 잠시 시원한 바람을 만났다가 겨울로 넘어가게 되니까 말이다.


어쨌건 간에 오늘 하루도 잘 버텼다. 아무리 더워도 언젠가는 곧 추워진다. 일단은 그것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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