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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Aug 30. 2024

캐시워크 앱

사백 세 번째 글: 1년 뒤 치킨 먹을 날을 기대하며…….

어제 저녁부터 캐시워크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군에 가 있는 아들에게 앱 초기 화면을 캡처해서 보냈더니 딱 한 마디 하더군요.

"이걸 다시 한다고?"

캐시 워크를 사용했던 4년 남짓한 가간 동안 제가 얼마나 많이 걸어 다녔는지 누구보다도 제 아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올 초였을 겁니다. 캐시워크를 그만하겠다고 하니 그동안 수고 많았다고 하더군요. 걷기도 푸지게 걸었지만, 그 덕분에 제휴업체에서 가장 비싼 치킨을 여섯 번이나 무상으로 먹기도 했습니다. 다시 할 거냐고 묻는 아들에게 답장을 날렸습니다.

"1년만 기다려. 치킨 먹게 해 줄게."

대신에 이번에는 퀴즈 풀기 같은 건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순수하게 걷기 만으로 치킨을 사주겠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아들은 1년이 채 못 되어 자신이 치킨을 공짜로 먹게 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겁니다. 아빠라는 사람이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아니까요.


이 캐시워크 앱은 아무리 많이 걸어도 하루에 100 캐시만 적립이 됩니다. 물론 이 100 캐시는 제휴 업체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루에 100 캐시니 한 달이면 3천 캐시가 됩니다. 그게 1년 동안 모이면 3만 6천 캐시가 되므로 치킨 한 마리 정도는 먹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집에서 나선 지 이제 두 시간쯤 지났습니다. 벌써 3 천보를 넘겼네요. 대중교통으로 통근하다 보니 하루에 만 이삼천 보는 기본으로 쌓입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 활동이 많거나 행사가 있는 날은 2만 보를 훌쩍 넘기기도 합니다. 물론 2만 보를 넘겨도 하루에 쌓이는 최대치는 3천 캐시뿐입니다. 그런데 저의 이런 식의 걷기는 크게 운동이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 번에 1만 보를 걷는 게 아니라 여기서 찔끔 저기서 찔끔, 하는 식으로 걸음 수가 쌓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좋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아예 걷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다시 시작한 캐시워크 앱으로 조금은 운동도 되고, 치킨을 좋아하는 아들에게 선심도 쓸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 또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사진 출처: 글 작성자 본인이 직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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