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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Sep 02. 2024

운동 적응

2024년 9월 2일 월요일, 낮 최고기온 32도, 폭염주의보 발령 후 해제


날씨가 사람을 헷갈리게 한다. 벌써부터 몇몇 사람들은 성큼 다가온 가을 날씨 어쩌고 저쩌고,라고 한다. 과연 그렇겠나 싶기도 하지만, 대번에 눈에 띄는 지표가 마치 그게 사실인 듯 증명할 기세다. 올여름 들어 내가 기억하기로는 단 한 번도 낮 최고기온 32도까지 내려간 적이 없었다. 기본이 34도였고, 35도를 넘긴 날도 부지기수였다. 그런데 무려 32도라니, 게다가 멀쩡히 발령되었던 폭염주의보마저 해제되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바로 폭염경보가 아니라 폭염주의보라는 것이다. 날씨가 선선해진 것까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더위는 한 풀 꺾인 것 같은 형국이다. 뭐, 어쨌건 간에 무슨 상관인가? 날씨는 날씨대로 나는 나대로 가는 거다.


라라크루에서 '쑥과마늘 시즌9'라는 단톡방을 만들어 각자가 매일 어떤 과제를 설정하고 그걸 도전하는 걸 인증받는다. 일전에 밝혔듯이 내가 내건 과제는 푸시업 100개, 스쿼트 100개, 크런치 100개, 그리고 레그레이즈 100개 등이다. 거기에 어차피 나는 많이 걸어 다니는 편이니 별도로 만 보 인증도 한다. 첫 시작은 8월 26일 월요일부터였다. 솔직히 처음 할 때는 죽을 정도로 힘들었다. 머신 운동이나 덤벨 혹은 바벨 운동이 아닌 맨몸 운동은 전적으로 몸으로만 운동을 해서 그런지 느낌상 앞에서 열거한 운동들보다 더 힘겹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숨이 깔딱깔딱 넘어갈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100개 채우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젠 덜 힘들게 수행하는 나 자신을 보면서 조금은 놀란다. 그래서 그런 생각까지 한다. 역시 뭐든 하다 보면 되긴 되는구나, 하고 말이다.


지난주에는 100개씩 했고, 이번 주에는 한 주가 경과했으니 각 동작당 105개 하기로 했다. 그런데 내 경험상 105개가 도달하기 쉬운 개수는 아니지만, 참고로 난 이럴 때 106개나 107개를 해 버린다. 이 악물고 도달 후 덤으로 한두 개를 더하는 것이다. 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누군가가 그랬었다. 정말 힘들게 도달하고 나서 더 할 수 없을 것 같을 때 한두 개 더 하는 것, 그게 진짜 운동이 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 말이 사실이건 아니건 간에 그래서 난 한두 개를 덤으로 더 한다. 약해지기 쉬운 의지를 일거에 꺾어 놓으려는 내 나름의 꼼수인 것이다.


모든 운동을 다 하고 나니 오늘 무척 뿌듯하다. 얼른 씻고 책 좀 읽고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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