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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Sep 16. 2024

극혐, 명절 연휴

2024년 9월 16일 월요일, 낮 최고기온 29도, 하루 종일 바람 많이 분 날


연휴의 딱 절반을 넘기고 있다. 이 밤이 지나고 나면 이제 고작 이틀의 시간이 남는다. 하루는 추석을 쇤다고 정신이 없을 테고, 그러고 나면 하루의 시간이 주어진다. 나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아들은 모레 바로 자대로 복귀해야 하고, 아내도 같은 날 출근을 한다. 영세 개인 사업장에 연휴가 무슨 소용일까? 그나마 토요일부터 내일까지 나흘 동안 집에서 쉰 것만 해도 기적이다.


그나마 내일은 시간이 어떻게 갈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아침 일찍 차례를 지내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묻혀 계신 곳에 성묘를 간다. 갔다가 오는 길에 점심을 해결하거나 아니면 바로 처가로 가 점심을 먹는다. 처가에 있는 동안 아무도 오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처가의 집안사람들이 오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다.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좋아하는 처가 사람들과는 달리, 나는 앞선 글에서 말했듯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혐오할 만한 그런 분위기에서 자란 탓에 이렇게 나이가 든 지금도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건 내게 선택권이 없다. 처가에 갔을 때 아무도 안 오면 다행이지만, 오는 사람을 내가 막을 권리는 없다.


마음 같아선 오늘 밤 잠은 잘 자야 한다. 내일 하루는 꽤 피곤한 하루가 될 테다. 물론 음식을 장만하고 차례상을 차려야 하는 아내는 더할 것이다.


학교에 출근하면서 늘 되뇌는 '오늘도 무사히'라는 좌우명을 내일도 곱씹어야 한다. '이번 명절도 무사히'라고 말이다. 사람들은 많이 쉴 수 있어서 좋다고 하지만, 정말이지 나는 명절이 싫다. 아니 명절 연휴가 싫다. 언제쯤이면 명절 연휴가 좋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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