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8일 수요일, 낮 최고기온 36도, 폭염경보 발령, 호우주의보 발령
정말 오랜만에 오늘 뛰었다. 공식적으로는 아마 몇 달 만이 아닌가 싶었다. 뛰는 장소는 아파트 주변이었다. 오고 가며 시간을 빼앗기고 싶지 않았고, 아직 본격적으로 달리는 데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집 주변을 달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몇 달 만에 뛰어서 그런지 아주 짧은 거리를 뛰는데도 숨이 턱까지 찼다. 어제 하프마라톤에 도전하느라 꽤 오랫동안 달리기를 하고 있는 누군가가 조언해 준 대로 7:3의 비율로 달렸다. 7은 빠르게 걷기, 3은 달리기였다. 공교롭게도 내가 달리는 곳 주변은 한 바퀴가 640보 정도 나오는 곳이다. 그중의 1/3인 210보쯤을 뛴다. 나머지 430보는 빠르게 걷는다.
30분 동안 달리기가 목표였다. 처음부터 무리한다고 목표가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초기 설정치가 너무 높으면 하다가 지치기 마련이다.
먼저 420보부터 빠르게 걷는다. 전체 거리의 1/3쯤 남았을 때 비로소 뛰기 시작한다. 속도가 붙을 리 없다. 몸의 균형은 두말할 것도 없다. 말이 뛰는 것이지 뛰는 모양새가 영 나지 않는다. 아마 누군가가 뒤에서 내가 뛰는 걸 본다면 뭐 저렇게 뛰고 있냐고 손가락질할지도 모르겠다. 뒤뚱뒤뚱거리며 뛰는 폼이 영 심상치 않다. 뭐, 이것도 자꾸 뛰다 보면 괜찮겠지, 싶었는데, 바퀴 수가 거듭될수록 뛰는 폼이 자꾸 흐트러지는 것 같았다. 총 10바퀴, 그중에서 2100보쯤을 뛰었다고 보면 된다. 글쎄, 거리로는 대략 1km 남짓 될까?
첫 술에 배부를 리 없다는 말만 믿으려 한다. 그래, 맞다. 뛰다 뛰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제법 모양새를 갖추며 뛰는 날이 있지 않겠나 싶다. 아무튼 오늘 하루 달리기에 성공한 것만 해도 어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