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작이 Oct 14. 2024

월요일, 그리고 출발

262일 차.

또다시 월요일이 되었습니다. 늘 그러했듯 주말은 순식간에 다 지나가 버렸고요. 이틀 동안 뭘 했는지 돌아보니 우습게도 기억에 없습니다. 먹고 자고 글 쓰고 했던 기억밖엔 없습니다. 약간의 아쉬움은 있으나 이 만하면 그냥저냥 괜찮은 듯합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글쓰기 만한 게 없을 테니까요.


이번 주간은 당연히 중간에 쉬는 날이 없습니다. 걸핏하면 연휴가 반복되고 하다못해 하루라도 쉬는 날이 끼어 있던 여파겠습니다. 닷새를 오롯이 일을 해야 이틀을 쉴 수 있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건데도 불구하고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도 듭니다. 일하지 않은 자는 먹지도 말라,라는 말처럼 열심히 시간을 보내야 주말을 더 의미 있게 맞이할 수 있을 듯합니다.


막 집을 나서면서 한잠에 빠져 있는 아들을 보았습니다. 포데이(나흘 외박)로 집에 와 있는데, 오늘이 복귀하는 날입니다. 훈련소에 보내고 퇴소식이라며 온 가족이 요란을 떨며 논산까지 갔던 게 엊그제 같은데 전역일이 벌써 8개월도 남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그런 겁니다. 안 가는 것 같으면서도 어느새 이만큼 지나 있으니 말입니다.


정말이지 무서울 정도로 시간이 빨리 갑니다. 너무 식상한 말이고 하나 마나 한 소리입니다. 올해의 아이들을 처음 만난 날 앞으로 또 1년을 어떻게 보내지 하며 걱정하던 때가 마치 어제 일처럼 느껴집니다. 벌써 10월의 중반까지 와 있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습니다. 마치 저는 제자리에 가만히 있고 시간만 혼자 성큼 가 버린 느낌입니다.


10개월 하고도 절반이 훌쩍 지났으니 아마도 남은 한 달 반도 흔적도 없이 지나갈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어영부영하고 있다 보면 어느새 온 나라가 크리스마스라며 난리를 칠 테니까요. 지금 생각해도 너무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성탄절을 벌써 생각하고 있다는 게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제야의 종소리를 들을 순간도, 신년을 맞이하는 것도 순식간일 듯합니다.


그런 가운데 제 앞에 놓여 있는 1주일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100m 달리기 출발선상에 선 사람처럼 신발끈을 동여매려 합니다. 아닙니다. 이미 출발 신호가 들렸으니 몇 미터는 달린 셈입니다. 어찌 되었건 간에 이 경주는 완주하게 될 겁니다. 도착 지점에 서서 땀을 닦으며 달려온 그 길을 돌아보고 있을 순간이 머지않았습니다.


문득 계산해 보니 올해도 11주밖에 남지 않았네요. 열한 번의 주말이 지나고 나면 2024년도 저물고 만다는 뜻입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가 찰 노릇입니다.


오늘은 아이들을 보내고 난 뒤에 이것저것 해야 할 일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연초에 세운 계획들을 되돌아봐야겠습니다. 중간 점검이 아닙니다. 막바지 확인이라고 하는 게 옳겠습니다. 과연 제가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또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어떻게 보완할지에 대해서 심도 있는 고민을 해 보려 합니다. 내친김에 신년의 계획을 미리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