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작이 Oct 29. 2024

행복한 비명

277일 차.

어찌 보면 지금 저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요 며칠 출근길에 글을 쓰면서 틈틈이 한 가지 일에 더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소설의 스토리를 구상 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왜 새로운 스토리가 필요하냐고요?


사실 라라크루 9기 활동을 하면서 1주일에 두 번 있는 글쓰기 인증에서 9주 동안 소설을 올려 왔습니다. 그러는 동안 브런치스토리에는 그동안 써놓은 십여 편의 소설들을 다시 읽고 다듬어서 별도로 올리고 있었습니다. 막상 그러다 보니 어느새 써놓은 소설도 죄다 올리고 말았습니다. 이젠 어엿이 하나의 매거진에 옮겨놨으니 언제든 필요하면 열어서 읽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이제부터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라라크루 10주 차 활동부터 올려야 할 소설이 더는 제게 없습니다. 첫 시작부터 9주 동안 최소한 열여덟 번에 걸쳐 소설을 올려 왔는데, 지금에 와 수필이나 시 등의 글을 올리려니 아무래도 정체성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도 올리려고 글을 구상해 봐도 의욕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어쨌건 간에 결론은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잘 썼든 못 썼든 역시 저는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소설을 올려야 한다는 걸 말입니다.


소설을 올리겠다는 결심은 굳혔지만 다듬어서 올려야 할 소설은 이미 바닥이 난 상태입니다. 결국 새로운 스토리를 구상해야 한다는 데에 생각이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러던 중에 마치 거짓말처럼 새로운 스토리가 제게로 날아들었습니다. 아마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고심을 한 지 열흘 정도 된 듯합니다. 물론 그걸 짜내기 위해 잘 돌아가지도 않는 머리를 혹사시킨 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순식간에 제 머릿속에 들어앉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어떤 내용을 쓸지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은 잡아 놓았습니다. 등장인물이 몇 명 정도 등장하는지 그 선도 정했습니다. 스토리 안에 들어갈 자잘한 사건 몇 가지도 메모 형식으로 기록해 놨습니다. 첫 문장, 혹시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첫 문장이라는 말 대신 '최초의 문장'이라는 말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최초의 문장부터 뚝딱 만들어냈습니다.


얼핏 봐도 지나다니는 차라고는 죄다 자가용뿐이었다.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고 물어도 할 수 없습니다. 어쨌건 간에 저의 새 소설은 바로 이 최초의 문장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그 뒤에 한 문장을 더 쓰고, 다시 그 뒤를 이어 또 다른 하나의 문장을 써놓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어제오늘 A4 용지 세 장까지 쓴 상태입니다. 그 정도 분량이라면 1~2회를 간신히 넘길까 말까 한 정도입니다. 앞으로 라라크루의 남은 활동 기간을 감안하면 최소한 8회의 분량은 나와야 합니다. 아마 며칠 동안만 더 고생하면 이 문제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누군가는 뭘 써야 할지 몰라서 고민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저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는 편입니다. 약간 과장을 하자면 가만히 있어도 무럭무럭 샘솟을 때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건 다 물불 가리지 않고 장소 불문하고 시간에 구애 없이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인 탓인지도 모릅니다.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혹은 늦어도 목요일 안에는 첫 회를 써서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토리가 재미있냐고요? 아시다시피 그건 제가 보증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제가 쓴 글을 두고 제가 가타부타 논하는 건 이상하니까요. 일단 약간의 힌트를 말하자면 중반부 이후부터는 전혀 제 머릿속에 있지 않다는 겁니다.


닥치고 써라!


그냥 저는 그것 하나만 믿고 가보려 합니다. 쓰다 쓰다 보면 분명 수가 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설의 꼴이 되는지 안 되는지, 읽을 만한지 아닌지는 다 쓰고 나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