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1일 목요일, 따뜻하고 평온한 날씨
오늘은 일찌감치 왜관역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솔직히 만사가 귀찮았다. 이건 여독도 아니고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행사를 치르고 난 뒤의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 있다. 어제 학예회에 너무 몰입한 탓이다.
녹초가 되었다는 말을 어울리지 않는다. 힘은 남아도는데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많이 피곤한 것도 아니다. 지금 이렇게 일기를 쓰고 있지만, 오늘은 폰으로 글을 쓰는 것조차도 성가실 정도다.
얼른 집에 가서 마음 편하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언제 어디에서든 스마트폰으로 글을 쓰는 게 습관이 되어 있긴 하나, 오늘 같은 날은 그것도 덜 내킨다.
5시 34분, 4분만 있으면 기차가 들어온다. 40분에 출발해서 5시 58분이면 대구에 도착한다. 운이 좋으면 빈자리가 있을 테고, 없어도 18분이면 그리 불편할 것도 없다. 대략 6시 50분 전후로 집에 도착하니까 1시간 10분 정도만 지나면 따뜻한 방 안에 앉을 수 있다.
모르겠다. 이럴 때는 내일부터 시작되는 주말을 잘 보내는 게 특효약이다.
대한민국 기차 시각만큼 정확한 건 없다. 벌써 기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얼른 집에 가서 마음 편하게 쉬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