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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Dec 21. 2024

한산한 토요일 오후

2024년 12월 21일 토요일, 간간히 진눈깨비 날림


주말 이틀 중 첫날이다. 그렇게 늦게까지 잔 건 아닌데 모처럼만의 여유를 부렸다. 강행군 같았던 지난 한 주간이 지났고, 해야 할 일도 다 마쳤으니 마음은 가벼웠다. 오롯이 주말을 즐길 수 있는 상황, 자리에서 일어난 뒤로 최대한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원래 천성 자체는 게으른 편에 속하긴 해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소일하는 건 참을 수 없어하는 편이다. 뭐라도 해야지 하며 집 청소를 끝냈다. 집에 넘쳐 나는 쓰레기들을 종량제 봉투에 묶었고 내친김에 재활용 쓰레기도 내놓았다.


아파트 앞마당으로 내려가 보니 하늘에서 뭔가가 떨어지고 있었다. 단톡방에 우리 반 아이들이 눈이 온다고 난리여서 여기도 눈이 오나 싶었다. 아무리 봐도 아직 눈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진눈깨비라고 하는 게 맞겠다. 불과 30km 남짓 떨어진 학교와 우리 동네의 날씨가 달랐다.


쓰레기 처리를 한 뒤 재활용 수거함을 들고 들어가다 곁눈질로 화장실을 봤다. 이래서 눈이 필요한 모양이다. 화장실 청소를 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아니 사실은 이미 그럴 때가 지난 듯했다. 지난 한 주간 엄청나게 바빠서 미처 신경을 못 썼더니 어느새 저 꼴이 된 것이다.


락스를 뿌려놓고 20분쯤 기다렸다. 몸엔 해롭다고 하지만 싫지 않은 락스 냄새다. 적어도 이 냄새가 난다는 건 깨끗하게 청소가 되었다는 뜻일 테다.


할 일을 다 끝내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노트북 장비를 챙기지 않았다. 글을 쓰려면 휴대폰보다는 확실히 노트북이 편하지만, 이젠 휴대폰으로 글을 쓰는 데 있어서도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볼 일이 있으니 밖을 돌아다니며 휴대폰으로 글을 쓰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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