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화살
마흔여섯 번째 글: 벌써 개학날이 다 되었네요.
또 한 번의 상투적인 말을 해야 할 것 같다. 시간은 날아가는 화살과 같다고 말이다. 대략 1달 전쯤 우리 아이들도 그랬을 것이다. 한 달이나 되는 긴 방학을 어떻게 보낼까, 하며 행복한 생각에 젖었을 터였다. 확실한 건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것, 그리고 어떻게든 시간은 간다는 것이겠다.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날 거라는 사실을 물론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렇게 되고 보니 아쉬움이 크게 남기만 한다.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뭘 하며 지냈는지 되돌아볼 차례다. 어찌 되었건 간에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3~4편씩 썼다. 그 가운데 가장 잘한 것은 계획한 것보다 더 많은 소설을 썼다는 점이다.
방학을 맞이하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방학 동안 전념할 수 있는 1인 1 과제를 하나씩 선정하라고 했었다. 하늘이 두쪽 나는 한이 있더라도 이것만은 꼭 하겠다 싶은 것 하나를 말이다. 바로 그 과제로 내가 선정한 게 중편소설 1편 쓰기였다. 생각보다 잘 풀려 이번에 단편 3편과 중편 1편을 완성했다. 일단 아이들에게 강조했듯 이것 하나만 봐도 난 이번 방학을 꽤 보람 있게 보냈다고 자평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스갯소리로 여름방학이 끝남과 동시에 학교의 아이들과 다른 선생님들은 겨울방학을 카운트다운하기 시작한다. 일단 날씨가 점점 선선해지는 데다 1학기보다 한 달 가량 기간이 짧아 생각보다 방학이 금세 다가오곤 한다. 게다가 이 짧은 기간 동안 학교에서 치러낼 행사는 대체로 1학기 때보다 더 많다. 1달이나 기간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행사가 많다 보니 심정적으로도 2학기가 훌쩍 지나가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다가올 겨울방학은 내친김에 장편소설을 한 편 써볼까 계획 중이다.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특징, 주요한 사건, 그리고 시공간적 배경 등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메모는 해두었다. 맞다. 이제 쓰기만 하면 된다. 뭐, 당장 내가 출간할 것도 아니니 그저 편한 마음으로 쓰면 된다.
대구역에 와 있다. 사흘 뒤 개학을 앞두고 오늘과 내일 이틀간 교실 정리정돈을 하고, 이것저것 준비해 놓을 게 많다. 다른 곳도 그렇겠지만, 개학하면 학교는 정신없이 돌아간다. 집에서 남은 3일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도 의미는 있겠으나, 이렇게 준비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거의 급류에 휩쓸리다시피 한 채 2학기를 맞이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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