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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Sep 27. 2023

어떤 글쓰기책이 좋은 책일까요?

저자가 직접 쓴 예시 글이 있는 책을 골라보세요.

요즘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별도로 서가가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글쓰기책이 넘쳐나고 있는 형편입니다. 특히 지금처럼 온라인에서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글쓰기 열풍이 부는 데다, 1인 출판 시대에 맞물려 전문 작가가 아닌 일반인의 출간이 늘고 있는 사정을 감안하면 그 정도는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그동안 글쓰기와 관련하여 읽은 것만 해도 족히 200여 권은 넘으니까요. 물론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누군가가 제게 물어보면 추천할 만한 책 몇 권 정도는 있긴 합니다만…….


처음 글쓰기에 돌입하거나 쓴 지는 조금 되었어도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분들은 대체로 글쓰기에 대한 책을 참고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 속담에도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그만'이라는 표현도 있지만, 그 '모'가 궁금한 분들에겐 그나마 이 방법이 꽤 유용한 접근법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행복한 비명에 속하는 일일 수도 있는데, 부족한 것보다는 낫다고 해도 너무 넘쳐나는 건 모자라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걸 감안한다면, 글쓰기 관련 책이 지금처럼 흔해빠진 건 글을 쓰는 데에 있어서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글쓰기책이 달랑 몇 권만 있다면 그것들만 붙잡고 있으면 되겠지만, 이미 수백 수천 종의 단행본이 출간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앞에서 말씀을 드렸듯 이미 블로그 등에서 글쓰기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둔 일반인들의 단행본까지 고려한다면 그 수는 짐작하기가 어려울 지경에 이른 형편입니다.


그렇다면 우린 글쓰기책을 참고하려 할 때 어떤 책을 골라야 할까요? 어떤 글쓰기책을 읽어야 글 쓰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요?

글쓰기 관련 책을 적지 않게 읽어 본 사람으로서 어떤 글쓰기책을 고를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나름의 팁을 드린다면, 저는 무조건, 저자가 직접 쓴 예시 글이 있는 책을 고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시점을 어떻게 설정할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아마도 이 부분에 대해선 웬만한 책에 다 나와 있을 정도로 제법 상세하게 안내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왜냐하면 각각의 인칭으로 글을 썼을 때의 장단점에 대해서만 기술해 놓았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글을 쓰라는 안내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때 저자가 직접 쓴 예시 글, 즉 1인칭 시점으로 쓴 글과 3인칭 시점으로 쓴 글을 수록해 놓으면 그 부분이 글을 쓰려는 초심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35년 전쯤인가 소설로 '오늘의 작가상'까지 수상했던, 존경하는 제 은사님께서 늘 하시던 말씀을 여기에 옮겨 보겠습니다.

"이 선생, 요즘은 어떤 글쓰기책을 보고 있으신가?"

"네, 저는 나탈리 골드버그가 쓴 몇 권의 글쓰기 책을 주로 참고하고 있습니다."

"내가 글쓰기책을 고를 때 팁을 하나 줄까?"

"네. 말씀하십시오."

"나도 요 근래 몇 권을 읽어 보았네만, 그다지 도움이 안 되는 책들이 너무 많더군. 난 말일세, 책을 고를 때 반드시 저자의 예시 글이 들어있는 책을 고른다네. 적어도 그런 부분이 있다는 건, 저자가 진짜 글쟁이라는 걸 증명하는 셈이거든. 그게 수필이든 혹은 소설이든 자기가 직접 쓴 글도 실어놓지 않은 책은 어디서 짜깁기한 건지, 정말 저자가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자유자재로 글을 쓰는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까 말이네."


사진 출처: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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