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치고써 Oct 07. 2023

단체 카톡방

아흔세 번째 글: 바쁘다 바빠.

저는 현재 총 4개의 단체대화방, 카톡 채팅방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중 2개는 온라인 글쓰기 모임방과 관련한 것이고, 나머지 2개는 학급 채팅방입니다. 여기에서 굳이 각각 2개씩 방이 나눠진 이유는 참여 대상과 목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1. 온라인 글쓰기 모임방: 매주 1회, 정해진 주제에 대한 주제 글 인증

2. 온라인 글쓰기 모임 사담방: 온라인 글쓰기 모임방 회원들 간의 친목 도모

3. 학급 단체 대화방 1: 반 아이들 대상

4. 학급 단체 대화방 2: 반 학부모님들 대상


온라인 글쓰기 모임방은 이 브런치스토리에 들어오던 때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단체대화방입니다. 현재는 43명 정도 있는데, 회원의 숫자는 매일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초기에 제법 왕성하게 활동한 탓인지 방장님이 부방장으로 승격을 시켜 주셔서 조금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엔 아무래도 글쓰기보다는 사담을 나누는데 더 큰 목적이 있는 듯 보이는 다수의 회원들로 인해, 사담방을 별도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방장님의 요청으로 이 사담방은 제가 방장이 되어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급 단체 대화방에 대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편입니다. 그렇게 번거롭고 성가신 일을 왜 굳이 하느냐는 걱정에서부터 이 바쁜 와중에 그런 것까지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의견도 있긴 합니다. 물론 이때의 대단하다는 표현의 의미는 긍정적인 뜻이 아니란 것 정도는 저 또한 알고 있습니다.

아무튼 제가 알기로 학급의 담임교사가 이런 식으로 단체 대화방을 운영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심지어 수년 전에 제가 근무했던 어느 학교에서는 담임교사가 주도하는 단체 대화방 개설 및 운영을 학교에서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금지하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그때에도 전 이 두 개의 대화방을 모두 운영했습니다.


두 개의 학급 단체 대화방, 즉 아이들 단톡방과 학부모 단톡방을 운영하는 이유는 지극히 명백합니다. 먼저 학부모 단톡방을 운영하는 이유는 요즘 학부모님들에게 학급 차원에서의 혹은 학교 차원에서의 어떤 연락이 갈 때 가장 빠른 반응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카카오톡이기 때문입니다. 각종 신청서나 회신 자료를 언제까지 보내 달라느니, 혹은 며칠 후로 내정된 행사가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느니 하는 식으로 알릴 때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아이들 단톡방 운영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아이들과 단톡방을 잘 운영하지 않으려 합니다. 네, 맞습니다. 성가시기 때문입니다. 퇴근 시간 후에도 수시로 울려대는 알림 소리에, 막상 운영해 보니 어떤 분은 제대로 쉬지도 못하겠다는 얘기까지 할 정도입니다.

저는 이 단톡방을 학교폭력의 징후를 포착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필요할 때에는 얼굴을 보지는 않지만, 바로 그 자리에서 나름 적절한 지도가 들어가기도 합니다. 전 아이들에게 그렇게 말했습니다.


나 몰래 카톡방 만들지 말고 이 안에서만 대화하고, 혹시 말싸움하는 일이 생겨도 내가 보는 데에서 싸워라!


과연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데 얼마나 큰 효과가 있는지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어쨌거나 3월 2일에 학급이 운영된 이후로 아직까지 이렇다 할 만한 큰 말썽은 없는 상황입니다.


사실 단체 대화방 참여 및 운영은, 가능하다면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긴 합니다. 생각보다도 쓸데없이 시간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제 의사와는 상관없이(특히 학급 단체 대화방처럼) 어떤 형태로든 이루어질 것이라면 직접 개입하여 참여하고 운영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고 말입니다. 뭐,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사진 출처: https://pixabay.com

매거진의 이전글 에니어그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