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빗줄기에 날개가 젖어 비행이 피곤했다오 아기새의 먹이를 물어다 주는 게 태산을 옮기는 것 같았네
누구나 들었을 것이다.
어제와 오늘이 전혀 다른 하루임을 알아차린 이들이라면 누구나 인간 밖의 수많은 언어들이 들릴 것이다.
심지어 사물들이 아우성치는 소리들은 더 잘 들린다.
무엇보다 내 안의 소리는 귀 기울이는 수고 없이도 수시로 들릴 것이다.
이제껏 살아본 적 없는 오늘이 펼쳐졌다.
어젯밤 백만 명의 가슴을 살랑거리게 했던 여의도의 불꽃놀이 보다 경이로운 순간이다.
이 순간을 놓친다면 우리는 평생 등잔 밑의 보물을 알아보지 못하고 주변을 헤맬 것이다.
오늘 잠든다고 내일이 알아서 올 거라는 걸 믿지 않는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큰 기적이 일어나야 가능하다.
그야말로 내가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내일이 아니라 기적이 일어나야 내일이 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해 보자.
우선 내 주위의 모든 사물들이 고스란히 존재해 주어야 하고 나를 둘러싼 공기들이 산소를 함유하고 있어야 하고 내 심장이 조건 없이 뛰고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밤새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살아있어줘야 하고 내가 쓴 글들이 여전히 휘발되지 않고 브런치스토리에 남아있어야 하고 어제까지의 기억이 오늘에게 공짜로 인수인계를 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