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바쁜 귀
백 서른아홉 번째 글: 신세대 & 구세대
직장 동료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지난 한 주간이 너무 길었다고 말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바로 전 주는 3일을 쉬었고, 또 그 이전 주는 6일을 쉬었는데, 쉬는 날 없이 5일간 일을 하려니 너무 힘들다고 말입니다. 분명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사람은 참 자기본위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쉬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습니다만, 그때그때 형편껏 적응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점심시간에 커피 한 잔 마시러 교무실에 들렀다가 그분을 또 만났습니다.
"아! 이번 주 왜 이리 길까요?"
또 앓는 소리를 해댑니다. 불과 서너 시간만 있으면 주말을 맞이하는데도 말입니다. 나이가 제가 조금 더 많기는 해도 요즘 같은 시대라면 뭐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항상 귀에 뭘 꽂고 다닙니다. 심지어 학교 근무 시간 중에도, 학생들과 같이 있으면서도 그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건 좀 아니지 않냐,라는 말을 해서도 안 됩니다. 그건 제가 결정할 일이 아니라, 그런 행동을 하는 당사자가 잘못된 일이라고 느껴야 하는 것입니다. 간혹 그들도 귀에 꽂은 걸 빼낼 때가 있습니다. 잠시 대화를 나눌 때입니다. 대화가 끝나기가 무섭게 그들은 다시 귀에 꽂습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자기 할 말만 끝내고 귀에 꽂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한참 지난 후에야 알았습니다. '난 지금 당신과 대화할 마음이 없다'는 뜻이란 걸 말입니다.
그래서 전 요즘 귀에 뭘 꽂고 있는 사람에겐 다가가지 않습니다. 그들은 최소한 저와는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급한 용무가 있더라도 이런 유형의 사람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못 됩니다. 이런 걸 세대 차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집에 있는 아들 녀석에게 이 얘길 했더니 뜻밖의 말을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지 않는 순간에, 원하지 않는 사람과, 원하지 않는 대화를 하는 걸 누구도 견디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오직 자기들이 원할 때만 대화가 가능하니, 괜히 직장에 가서 사람들에게 말을 붙이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행동해야 어딜 가서든 욕 안 먹는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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