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백 번째 글
이백 열여섯 번째 글: 혼자, 자축해 봅니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은 이 매거진에서는 제가 쓴 216번째의 글이면서, 이곳 브런치스토리에서는 정확하게 700번째의 글입니다. 요식적이긴 하나 몇 가지를 더듬어 보자면, 첫 글은 6월 9일에 썼습니다. 오늘이 12월 29일이니 브런치스토리에 온 지 204일째가 되는 날입니다. 단순하게 계산하자면 204일 만에 700편을 썼으니 하루에 대략 3.5편의 글을 쓴 셈입니다.
아마도 속사정을 모르시거나 제 글을 읽어보지 않은 분은, 이 말만 들으면 제가 정말 대단한 성취를 이룬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전 솔직히 이 점에 대해 부각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어쨌거나 누가 봐도 많이 쓴 것은 사실이고, 그만큼 썼으니 글 실력도 상당할 거라 생각해도 막상 읽어보면, 제 글에 그런 잣대를 들이댈 만한 수준이 아니란 사실을 금세 알게 됩니다. 하다 못해 제 글을 한두 편만 읽어봐도, '아! 이 사람은 진짜 글의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하는 사람이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으니까요. 괜찮습니다. 남이 저에게 그런 평가를 내리기 전에 제가 먼저 이실직고했습니다. 후회는 없습니다. 전 처음부터 그럴 작정이었으니까요. 오죽하면 제 이전 필명이 '다작이'였을까요?
사실 전 지금 실험 중입니다.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감히 이런 생각을 못할 테지만, 저처럼 작가지망생인 위치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이대로 계속 써나간다고 가정했을 때, 전 언젠가는 저의 글더미가 저를 쓰러뜨릴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때 다시 일어나면, 적어도 글쓰기 분야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건 700편이 어느 순간 7000편이 된다면, 책을 내든 등단을 하든, 어떤 변화가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책을 내는 걸, 등단하는 걸 우습게 생각해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이전보다는 더 나은 제가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전 700번째 글에서 안주하지 않으려 합니다. 발행하자마자 전 701번째 글을 쓰려합니다. 그전에 딱 한 마디만 저에게 하려 합니다.
"700편의 글을 쓰느라. 고생 많았다. 축하한다!"
사진 출처: https://pixab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