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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an 07. 2024

부산 여행길

이백 스물다섯 번째 글: 이번에도 부산 갑니다.

사람에겐 누구나 양면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양하게 나타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이런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가진 대표적인 양면성 중의 하나는 바로, 어디로 움직이는 것을 끔찍이 싫어하는 면과 막상 여행을 떠나기 직전 웬만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못지않게 설레는 경향이 공존한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부산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가는 날입니다. 그것도 모두가 부러워하는 혼자만의 여행을 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어젯밤엔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늘 가는 곳이 부산입니다. 그 말은 워낙 돌아다니지 않는 습성이 제게 있다 보니 좋은 게 어디에 뭐가 있는지조차 모른다는 뜻입니다. 하다못해 이 나이에 외국 한 번 못 가봤으니 그만하면 저라는 사람이 여행과 얼마나 거리가 먼 사람인지 알 것입니다.


어쨌거나 국내든 국외든 일반적으로 여행이라고 하면, 가서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올지에 대한 계획 같은 게 있는 게 마땅하겠지만, 적어도 겐 그런 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광안리와 해운대를 둘러보고, 시간이 남으면 알라딘 중고서점 센턴점 정도만 보고 올 생각입니다. 지난 여름방학에 갔을 때와 동일한 이동 경로입니다. 모름지기 여행에 문외한이라면 갔던 데를 또 가는 게 마음이 편한 법입니다.


간 김에 물리도록 바다를 보고 올 생각입니다. 그나마 조금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노래 부르기를 워낙 좋아하니, 얼굴 없는 가수의 뮤직비디오나 몇 편 찍어올까 생각 중입니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당연히 저입니다만, 얼굴은 나오지 않는 영상으로 말입니다.


비몽사몽, 지하철역에서 내려 대구역으로 이동 중입니다. 걸음이 비교적 제대로 나오는 걸 보니 어떻게든 돌아다닐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슬슬 잠이 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찌 되었거나 오늘 하루만 잘 버티면 됩니다. 1시간 15분 뒤 들어올 기차를 생각하니 벌써 마음이 설렙니다.


사진 출처: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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