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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an 07. 2024

바다를 보며

이백 스물일곱 번째 글: 항상 바다는 그랬습니다.

먼저 도착해서 본 바다는 광안리 해수욕장 앞바다였습니다.

이런 조형물 자체가 일종의 안내판 역할을 해주는 셈이지만, 이곳은 굳이 이걸 설치해 놓지 않아도 광안리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곳이니까요.


멀리 보이는 저 다리가 광안대교인가 싶기도 합니다만, 운전해서 통과해 본 적은 없으니 잘 모르겠습니다. 뭐, 다리 이름이야 어떻든 상관은 없겠습니다. 그냥 그 자체 풍광만으로도 부족함이 없으니까요.

광안리를 빠져나와 다시 지하철에 오릅니다. 오던 방향으로 그대로 타서 여섯 번째 역에서 내려야 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대구 촌놈도 해운대에 도착해 보니 알겠더군요. 광안리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사람이 많았습니다. 왜 그런가 싶어 막상 출구를 나와 보니 확연히 그 이유를 알겠더군요.

좌우로 사람들 뿐만 아니라 각종 매장을 비롯해 젊은 사람들이 찾을 법한 가게들이 많더군요. 가히 젊은이들의 명소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고나 할까요? 저마다 짝을 지어 다니는 탓에 주눅이 들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지난 여름에 왔을 때에도 똑같은 인상을 받았던 모양입니다. 이래서 사람은 무엇을 보거나 듣든 첫 느낌이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운대 빛 축제'인가 뭔가를 준비하느라 그런지 여기저기에 가무대를 설치 중인 듯 보여 사람들이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바다는 항상 그랬습니다. 근심에 쌓인 채 찾아오면 작은 근심 정도는 풀어 줄 만큼의 위안이 되어 주었습니다. 고작 100여 년밖에 못 사는 우리 인간들을 넉넉히 껴안을 정도로 품이 넓었습니다. 사람처럼 변덕을 부리지도 않습니다. 늘 있던 그 자리에서, 한결같은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 주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답답할 때면 바다를 찾곤 합니다.


저도 오늘 멀리서 기어이 바다를 찾아온 보람을 얻었습니다.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매번 바다를 찾을 수는 없다고 해도, 한 번쯤 이렇게 에너지를 얻고 돌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사진 출처: 작성자 본인이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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