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치고써 Jan 10. 2024

오늘의 날씨는 '흐림'

045.

2024년 1월 10일 수요일, 흐림


오늘 날씨를 쓸 때 살짝 고민했다. '눈'이라고 써야 할까 말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어젯밤에 잠이 든 후까지는 눈이 온 것 같은데, 눈을 뜨고 보니 눈이 그쳐 있었다. 내가 기상한 시각에서 적어도 5시간 전까지는 엄연히 오늘에 들어가지만, 그래도 눈을 떠서 한창 활동할 때는 눈이 오지 않았으니 날씨에 눈이 왔다고 적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간밤에 내린 눈 때문에 잠이 들 때까지 세상없는 걱정을 했다. 기차가 연착되면 어떡하나, 혹시 운행을 안 한다면 어떻게 출근하지, 그리고 학교로 가는 마을버스가 학교에 도착하기 직전의 1km에 이르는 언덕길을 못 올라간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등등 쓸데없는 걱정을 사서 한 것 같았다.


그런데 막상 아침에 보니, 눈이라고는 어젯밤에 내린 것 말고는 눈에 띄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그 상태에서 더는 오지 않았으니 웬만한 곳에 있던 눈은 죄다 녹아 다니는 데에도 큰 불편함이 없었다. 무엇보다도 버스나 기차가 눈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아 출근길의 걱정을 덜 수 있었다.


하늘의 일을 어찌할 수야 있겠냐마는 가급적이면 눈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예전에는 눈 오는 게 그렇게 반갑고 좋을 수가 없었는데, 이렇게 눈 오는 게 반갑지 않을 정도로 동심이라는 게 죄다 사라졌나, 하고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도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눈이 내리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