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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치고써 Jan 12. 2024

친구와의 시간

047.

2024년 1월 12일 금요일, 흐림


오늘 30년 지기를 만났다. 같은 직업을 갖고 있는 데다 당연히 나이도 같으니 다른 사람에 비해 쉽게 공감대가 형성된다. 그래서 서로 무슨 일이 생기면 자주 찾는 편이다. 다행스러운 건 나나 그 녀석이나 안 사람이 서로를 잘 알다 보니 만나는 데에 있어서도 큰 걸림돌이 없다.


우린 늘 당구장에서 일단 만난다. 둘 다 당구를 좋아하는 것은 물론 실력도 어느 정도 있는 편이라 당구를 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기게 된다. 게임을 하면서 우린 수시로 서로의 근황에 대해 물어보고, 각자의 학교 얘기, 간혹 고민거리가 있으면 털어놓기도 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혼자서 고민하던 일도 그 녀석을 만나면 가끔은 해결의 실마리를 얻어가곤 한다. 녀석을 만나서 가장 좋은 점은 언제 만나든 부담이 없다는 것이겠다. 어떤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보이든 흠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30년이라는 시간을 이어왔을 테다.


그냥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서로 비슷한 시기에 죽었으면 좋겠다는 것, 어느 한쪽이 너무 빨리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친구와 가족의 역할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가능하다면 최대한 오래 녀석을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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