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치고써 Jan 14. 2024

노트북 좌석

이백 서른여섯 번째 글: 일찍 일어나는 새가 되어 보자!

주말엔 아무래도 평일보다 잠을 더 많이 자게 됩니다. 전생에 무슨 잠을 많이 못 잔 귀신이라도 씌었나 싶을 정도로 특히 저는 잠이 많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아침 일찍 서둘러 집을 나왔습니다. 집에 더 눌러 있어 봤자 또 하루 종일 뒹굴거리고 있을 테니까요.


9시에 문을 여는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의 노트북 좌석을 차지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항상 그 자리가 제일 먼저 만석이 됩니다. 그 외의 일반적인 좌석은 언제 가도 여유가 있는 편인데 말입니다. 흔히 말하는 카공족들이 많이 와서 그렇습니다. 그들은 한 번 그 자리에 앉으면 문을 닫는 시각까지 앉아 있습니다.


일반적인 도서관의 기능이나 목적을 생각하면 사실 이들은 타인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이나 다름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 자리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저 역시 카공족과 뭐가 다르겠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이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긴 합니다만, 두 가지 다 책을 읽는 도서관의 본연의 기능과는 거리가 먼 일이니까요.


아마 9시 10분이 덜 되어 도서관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이 정도 타이밍이면 노트북 좌석은 별 무리 없이 차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명당자리는 포기해야 합니다. 보통 앉으면 양쪽에 다른 사람들이 있지만, 명당자리는 구석에 있어서 적어도 한쪽엔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차지하거든요.


운이 좋았던 모양입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명당자리를 꿰어찼습니다. 최소한 오른쪽에는 사람이 없으니 그나마 편하긴 할 것 같습니다. 명당자리는 명당값을 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과연 얼마나 글이 잘 써질지 두고볼 일이겠습니다.


사진 출처: 작성자 본인이 직접 촬영

매거진의 이전글 까만 청명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