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사-백록담-관음사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는 내가 체감하는 가장 최고의 난이도다. 특히 눈이 왔을 때는 더 힘들지만 상고대의 아름다움은 넋을 놓게 한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지금 상고대는 없었다.
반드시 예약 전쟁을 치러야 하는 백록담 탐방로와 예약 없이 백록담 남벽을 보는 탐방로가 내가 좋아하는 두 개의 탐방로 코스다. 나를 꾸준히 살려준다.
눈 담긴 백록담을 보면서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의 쾌유를 빌었다. 선하고 고운 분이 아픈 걸 보는 건 정말이지 가장 하고 싶지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나의 시작과 끝을 위해 오르고 있는 한라산 백록담과 남벽에서의 기도를 나누기로 했다.
13일의 백록담은 엄청나게 바람이 불고 추웠다. 눈물이 얼어 흔적 없이 날아가 버릴 것 같았다. 그런데 정말 아름다웠다. 하얀 분화구를 바라보며 간절히 기도했다.
지금 원하는 것을 계속할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과 항상 웃음을 나누어 엔돌핀 펑펑 솟게
사랑하는 이들의 공감과 사랑을 맘껏 누리며 기쁜 날 보내도록
하루하루를 누릴 수 있는 최대의 기쁨으로 충만하게
스스로 외로움과 고독에 빠지지 않게
불안과 걱정보다는 희망과 강한 의지를 가지도록
고통스럽지 않게. 혹여 치료 중의 고통이더라도 가장 약하게
나의 세상이 추상화로 변해가고 어쩔 수 없는 힘의 지배를 받는 상황이 오더라도 초연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도도 했다. 막연하게 다가오는 엄연한 현실이 내 마음을 함부로 갉아먹지 않도록 아주 씩씩하게 마음껏 살아가며 최선을 다할 거다.
단단하고 꿋꿋하게 잘 이겨나가시길 간절히 바란다. 간절히.
#라라크루 (3-7) #라라라라이팅 기도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