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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작이 Jan 17. 2024

꿈을 꿨습니다.

071.

꿈을 꾼다는 건 간밤에 잠을 잘 못 잤다는 뜻이라지요.

네, 맞습니다.

지난밤에 꿈을 꾸었습니다.

그것도 당신이 나오는 꿈이었습니다.

현실에서 이루고 싶은 일,

혹은 이루지 못한 일이 마음에 미련으로 남아

꿈에 등장한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얼마나 당신이 보고 싶었으면 꿈에 당신이 나왔을까요?

그저 그렇게 생각하고 말면 좋겠지만,

이번 꿈은 사실 내게 슬픔을 안겨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두 번째 갖는 당신과의 사적인 자리에서

당신은 내게 말했습니다.

지금 내가 이러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의 질주를 지금 여기서 멈춰달라고 말입니다.


한편으로는 꿈을 꾼 뒤 마음을 놓았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만난 것은 단 한 번뿐이니까요.

그런데도 꿈을 쉬이 떨쳐 버릴 수 없었던 건

어쩌면 그 꿈이 충분히 현실이 될 것 같다는 예감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난 지금 혹시라도 당신이 내게

보자고 할까 봐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물론 당신에겐 그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일 것입니다.

당신에게는 최상의 결단이

내게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되는 셈이지요.

늘 그랬듯 꿈에서도 우린 그렇게 엇갈리고 마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그러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금 당신에게선 아무런 인기척이 없습니다.

새벽이나 아침에, 혹은 오후나 저녁에

언제든 기별을 하던 당신이 내내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벌써 나의 시커먼 속내를 알아채고 만 것일까요?

불길한 꿈이 하루 종일 마음을 뒤흔들어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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