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6.
당신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아마도 불쑥 매장 안으로 들어온 그날이 아니었나 싶은데,
내일이면, 혹시 내일은, 하며 시간만 흐르다 보니
여기까지 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네, 당신이 많이 보고 싶습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이어도 좋고,
모자를 깊게 눌러쓴 당신의 뒷모습이라도 상관이 없을 겁니다.
모자에 마스크까지 하고 당신이 모습을 드러낸다고 해서
그 많은 사람들 속에 섞인 당신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그 기운을
내가 모를 리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지금 내게 한 번 더 물어봅니다.
내일은 당신을 볼 수 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기대를 할 수 있다는 것만큼 설레는 일은 없습니다.
그런 설렘만 허락이 된다면
기대가 들어맞지 않더라도 당신을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엔 당신에게 한 번 물어보려 합니다.
내일은 내가 당신을 볼 수 있을까요?
한 주간의 시작인 월요일,
주말의 달콤함에서 튕겨져 나와 힘겨운 하루를 보낸다고 해도
당신만 볼 수 있다면 그깟 월요일이 내게 대수일까요?
늘 그런 마음으로 난 월요일을 시작합니다.
당신을 보며 한 주를 시작할 수 있는 그런 월요일을 상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