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설렘으로 어제 오후를 보냈습니다.
오늘이 되면 당신을 만날 가능성이 있었거든요.
기쁜 마음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내내 애꿎은 시계만 들여다보았습니다.
어서 시간이 가기만을 바랐습니다.
밤이 깊어갈 즈음 당신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당신과 나는
이번에도 엇갈리게 되더군요.
서로의 일정이 다르고
무엇보다도 당신과 내 마음이 다르니 그런 것이겠지요.
원망 따위의 감정이 있을 리 없습니다.
어긋나면 어긋나는 대로 흘러가는 게 순리에 맞는 법이니까요.
결국 당신과 나는
오늘도 이렇게 어긋나고 말았습니다.
당신만 볼 수 있다면
아무리 춥든, 그곳이 아무리 먼 곳이든
기꺼이 달려갔을 테지만,
내가 그곳에 갈 수 있을 그 시간에
당신은
또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고 했으니까요.
적어도 나는
오늘 움직일 생각이 없었습니다.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당신은
잠시 나를 보고 갈 생각이었나 봅니다.
다음에 만날 때 얼마나 큰 기쁨을 주려고
이렇게 계속 엇갈리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