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하고 나니 갑자기 시간이 많아졌다.
그동안 회사에 다니며 하지 못했던 일들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 아이들 등교를 챙기고, 오후에 간단한 산책을 함께 나가고, 주말에는 약속을 미루지 않아도 됐다.
회사 생활을 할 때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여유였다.
하지만 그 여유는 오래가지 않았다.
시간이 많다는 건, 곧 생각도 많아진다는 뜻이었다.
처음에는 ‘이제 좀 쉬어도 되겠지’라는 안도감이 있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묵직한 불안이 밀려왔다.
“혹시 내가 이제 다시 회사에 들어갈 수 있을까?”
“두 번이나 퇴사한 40대 중반의 경력이 매력적으로 보일까?”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자기검열이 시작됐다.
불확실성은 항상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는 법이다.
그래서 나는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다.
나보다 먼저 퇴사한 전 직장 동료, 직장생활 대신 다른 일을 시작한 친구들, 업종 전환을 경험한 지인들. 그들의 경험이 지금의 나에게 어떤 힌트를 줄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
특히 퇴사를 서둘렀던 한 후배가 떠올랐다.
몇 년 전 회사일에 지쳐 먼저 회사를 그만두고 외식업에 뛰어든 친구였다.
나는 그 후배와 치킨집에서 호프 한 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퇴사라는 공통 경험이 있으니 대화는 금방 깊어졌다.
후배는 초기에 겪었던 시행착오, 장사에서 중요한 요소들, 외식업의 현실적인 수익 구조까지 솔직하게 풀어놓았다.
어느 순간이었다.
치킨 한 조각을 집어 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걸 하면 되겠구나.”
그건 단순히 ‘치킨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시스템에 얹혀서 평가받는 인생이 아니라, 내 손으로 방향을 정하고 책임을 지는 삶을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두 번의 퇴사와 길어진 공백은 불안으로 다가왔지만, 그 불안 덕분에 나는 비로소 새로운 가능성을 보기 시작했다.
회사 안에서는 보이지 않던 길이, 회사 밖에서는 오히려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곧 내 인생의 세 번째 전환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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