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내가 쓴 글을 읽었다. 자칫 걱정거리가 될 만한 글을 제외하곤 몇 가지 글을 읽었다.
그리고는 수학책을 만들었다.
저기 수학책에는 스스로 공부해서 알게 된 개념과 공식을 몇 가지 적어놓았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따라 배우면서 성장한다고 하는데 직접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들이 어릴 때 유치원에서 부모님 직업소개 교육이 필요하다고 할 때 내가 자원해서 직업 소개 교육을 했었고 부모참관 수업이나 부모가 참석해야 되는 행사에는 줄 곧 참석을 했다. 근무 서고 쉬는 날 아니면 휴가를 활용해서 최선을 다해서 참석했다.
아빠들은 대부분 없었다. 대부분 행사에 혼자서 아빠인 경우가 자주 있었다.
초등학교 입학 후에도 내가 시간을 낼 수 있는 최선에서 학교 행사에 참여를 한다. 지금은 학교운영위원회 활동도 하고 있다. 좋게 표현하자면 관심이 많은 아빠지만 어떻게 보면 극성인 아빠다.
평일에 쉬는 날이면 하교 시간에 맞춰서 학원 동선에 따라 가방을 들고 간다. 초등4학년인데 아빠를 창피해하지 않아서 너무 고맙다. 아들의 단골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도 사고 간식도 산다. 단골 편의점이 두 곳 있는데 사장님께서 얼굴도 알고 반가워할 정도로 아들이 친숙한 곳이다.
다 큰 아들을 왜 자꾸 따라다니고 극성으로 과잉보호를 하냐고 하지만 아들이 오면 좋다고 하고 더 크면 할 수 있어도 시간과 다른 여건이 맞지 않아 할 수 없는 일이기에 할 수 있는 동안에는 아들의 하교 길에 따라다니는 걸 하고 싶다. 어릴 때 나는 30분씩 혼자 걸어 다녔는데 아직도 기억에는 항상 심심하고 힘들었다.
평소에 나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지만 급한 성격과 피곤함을 핑계 삼아 화를 낸 적이 많다. 아들도 충분히 보고 배웠을 텐데. 미안한 마음이 크다.
아들은 수학과목을 좋아하고 문제가 잘 풀리면 재밌다고 했지만 책 이름을 보면
'머리가 지긋한 수학책'이다.
수학 문제 푸는 게 머리가 지그시 아팠나 보다.
한 자 한 자 눌러쓴 책을 보면서 열심히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고 싶은 걸 다하게 해 줄 수는 없지만 배우고 싶은 거는 최대한 배울 수 있게 하고 싶다.
아들이 쓴 수학책에서 인생을 배웠다.
어느 교과서보다도 친절했고 어떤 사전보다도 정확했다.
아빠로서 최선을 다해야 될 동기부여
아들은 머리가 지긋하지만 아빠는 뿌듯한 수학책. 우리 아들이 처음 펼쳐낸 수학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