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멍하니 앉아 있으니 갑자기 나 자신이 안쓰러워졌다. 나에게 상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과 아이들을 학교로 회사로 늦지 않게 잘 챙겨서 보냈으니 잘했다!!
평소 같으면 콘프레이크나 남은 국에 밥을 말아 대충 먹었지만 오늘은 좀 신경 쓰고 싶었다.
가끔 그런 날이 있다. 내 존재를 느끼고 싶은 날...
냉장고에 남은 식빵으로 토스트를 굽고 역시 어제 샐러드 하고 남은 야채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달걀프라이가 아닌 버터 넣은 스크램블 에그와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 깎아 놓으면 한두 개 밖에 못 먹고 죄다 아이들 입으로 들어가는 골드키위로 예쁜 접시를 꾸몄다.(키위 하나 먹는데 눈치가 보이는 건 왜일까 ㅠ)
제일 좋아하는 밀크티까지 곁들이니 근사한 한 끼 식사가 되었다.
평범하지만 근사한 밥상이 내 눈앞에 있는데 눈물이 찔끔 나는 건 무슨 이유 일까?
회사 다닐 때는 집에서 살림하는 게 꿈이었는데... 사람은 가지지 못한 것을 원하는 게 본능인 것 같다.그래도 미래는 알 수 없으니 내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자고 다독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