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꽃은 피고, 5월은 지고
5월은 애증의 계절
5월이 지나가고 있구나...
달력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아파트 화단에 장미가 활짝 핀 것을 보고 자연스레 알게 된다.
5월이 계절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계절인 것은 분명하다.
나 역시 5월 하면 기분 좋은 기억밖에 없었다. 하나뿐인 언니의 생일도 있고, 내 결혼식 상견례도 5월에 했다. 5월엔 여행도 많이 가서 즐겁게 찍었던 사진들이 많다. 무엇보다도 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꽃들이 가득한 5월은 참 맘에 드는 계절이었다.
하지만 3년 전 엄마를 떠나보낸 이후부터
5월만 되면 가슴이 답답하고 힘들어진다.
엄마를 보내기 전 맘고생, 몸고생이 다시 살아난다.
큰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은 사건이 일어났던 시기가 되면 몸에서 그걸 느낀다고 하던데 정말 나에게도 해당되는 것 같다.
예전보다 5월이 싫어지는 게 슬퍼서 멍하니 앉아 있다가, 아침산책 때 본 장미꽃이 떠올라 언니에게 카톡으로 생일 선물을 보냈다. 대단한 건 아니고 커피와 케이크 교환권이었다. 언니가 고맙다며 바로 답례 선물을 보내줬다. 내가 평소 갖고 싶어 했던 브랜드의 바디워시였다. 오랜만에 서로 마음을 주고받았다.
자매이긴 해도 우리는 서로에게 무뚝뚝한 편이다. 결혼하고 나서부터는 각자 가정을 챙기다 보니 더 그렇게 된 것 같다. 평소에 선물을 주고받는 일이 무척이나 어색한 일인데 이번엔 왠지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선물을 주고받고 나니 엄마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내가 죽으면 언니가 네 엄마야...'
그래... 엄마의 마지막 말을 꼭 명심하자!
이제부터라도 엄마에게 표현하지 못한 마음 언니에게 실컷 표현해야겠다.
서로 마음을 나누고 즐거운 기억이 쌓여가면 언젠가 5월도 예전처럼 다시 피어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