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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Apr 17. 2024

경쟁

항생제 남용의 위험성과 자연치료 

주말에  자전거를 즐겨 탑니다.

환자들에게 운동하라고 말만 하면 안 되므로 스스로 솔선수범하려고 합니다.

그만큼 운동이 건강에 미치는 대단한 영향력을 알고 믿기 때문이지만요.


혼자 라이딩을 하면 시속 20km를  넘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난주엔  동반자가 있어  60km를 가는데 21.6km/h를  기록하였습니다.


낡은 자전거와 신호등 등을 생각하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동반자가 있으면 내심  지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생겨 혼자라면 나태해질 마음을  움켜잡고  페달에  힘을 더 주게 되나 봅니다.


생물에서도 같은 원리가 작용합니다.

세균의 경우  다른 녀석보다 더 잘 자라고 활동성 높으며 번식력이 뛰어날수록  생존에 유리하겠지요?


하지만  평시와  위험 상황에서의 조건은 다르게 작용합니다.

평시에는  외부로부터의 위험이 적으므로  굳이 과 무장을 하는 등의 외형을 강조할 필요가 없습니다.


즉 동종끼리의 경쟁이므로  마치 자전거의 무게를 줄여 속도를 올리게 하는  것처럼 효율의 극대화를 추구하게 됩니다. 


만약  세균의 입장에서 치명적인  항생제가 투여된다면  전시체계로 변경을 해야 합니다.

 항생제에 피해를 입은 세균으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아  항생제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세포막을  강화시켜야 하거나  항생제가  제대로 대사를 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기전을 개발하여  대응합니다.


인류가 처음 항생제를  개발했을 때 모든 병균으로부터 해방된다고 큰소리쳤지만  그 꿈이 깨지는 데는 불과  몇 년이 걸리지 않았고  그 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즉 아무리 강력한 항생제를 개발해도  과거보다 더 빨리 내성균이 탄생하는 셈입니다.

항생제를 사용한다는 것은  병균을 퇴치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이율배반적인 상태에 직면합니다.


그 결과로 평소 별 문제 없었던  대장균이나 황색포도상구균등이 독성이  강해져서  건강에 큰 위험으로 대두되는  까닭입니다.


내가 자극하거나 건드리지 않으면  두터운 방어 체계를 지닌 세균은  같은 무리에서 생존이 불리하여 도태하게 되겠지요.  왜냐하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 소모가 더 많으니 당연히 효율성이 저하되기 때문입니다.


현대  전쟁터에서  장갑차는  더 단단한  장갑을  덧대어  생존을 도모하지만  평시에는   장갑으로 인한 중량 증가로  효율성이 저하되어  퇴출 1순위와 같습니다.


이는 인간에 대한 세균의 반응뿐만 아니라  세균에 대한 인간의 반응도 동일합니다.

스페인 독감이나 이번 코로나 사태처럼 새로운 병원균이 전파되면 처음  대응장치를 마련하기 까지는 사망 등 심각한 피해를 입지만  결국은  대처 능력이 개발되어  평상을 유지하게 됩니다.


너무 깨끗한 환경은, 과거라면  누구나 한 번 앓고 지나갈 A형 간염을  성인이 되어 감염되는 등  사회적 이슈가 됩니다.  


인체도 어느 정도 외부의  자극을  받으면서  항체를 만들어야  면역력을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감기 같은 바이러스 질환이나  세균 감염 등을  자연적으로 이김으로써  만성 질환을  예방하고  각자도생의 평화로운 삶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결코 없어질 수도, 없어도 안될  병원균과의 관계에서  `너 죽고 나 살자`라는  관점의 치료 행위는  냉전시대 끝없는 군비경쟁과 같으며  궁극적으로 내 몸 피폐를  초래하여  끝없는 질환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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