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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섭 Jul 29. 2024

장마와 개천

숨찬 운동과 심혈관계

큰 비가 내린 뒤 강가나 개천에 가 보면  시원하게 뚫린 시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흐름을 방해하고 답답하게 시야를 가리던 뭇 관목, 돌무더기, 심지어 바위에 눌러 앉은 이끼 같은  부착물까지도  깨끗하게 씻겨 가거나  짐짓 도도함을 뽐내는 듯합니다.


평소 수량이 많지 않던 온건한 흐름에서  물의 흐름에 반발하는 잡초, 물때, 쓰레기 등이 시간의 흐름에 힘입어 점차  개천의 공간에  영역을 확대하여  물의 흐름을 더 느릿하게 만들게 됩니다.


장마나 폭우에  늘어난  강물은  몇십 년이나 백 년 만에 오는 호우가 아니라면, 하상(河床-강바닥)을 깨끗이 청소하여  강의 흐름에 매우 유리한 작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 호우로 인해 수량이 늘고 흐름이 강해지면 강의 흐름을 방해하던 제반 요소들과 부딪히게 되며 이때는 저항으로 작용합니다.


강물의 도도함이  저항을 이겨 거의 대부분  씻어 내려보내지만  큰 바위 같은 경우는  포말(泡沫)로 산화합니다.


주기적인 청소는  흐름을 양호하게 하여  호우와 같은 많은 수량의 증가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게 하여  수재를 막아주는 마치 예방접종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인체도 같은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을 사용하게 되고  근육에 필요한 요소(산소, 영양분 등)를 공급하기 위해 심장박동 상승, 호흡 증가 같은  생리 현상이 뒤따라야 합니다.


혈관에도 평소보다 많은 혈류량이 지나가야 하니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가 있으면 저항이 커집니다.

평소 운동이 부족한 사람은  혈관 내 저항이 많아져서 조금만 운동해도  반발이 심해지는데  숨이 차고 심장 박동이 심해집니다.


묵은 때를 청소할 때  한 바가지의 물을 부어야  청소되는 것처럼   혈류량이 증가하지 않으면  혈관을 깨끗이 유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졸졸 흐르는 개울에는 포말이 없다가  센 물줄기에 반발이 생기는 것처럼 저항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운동은  점차 혈관 내의 묵은 침착물을  흘러가게 하여 점차 흐름이 개선됩니다.

어떤 운동을 하더라도 처음엔 숨이 차는 것이 당연하며  반복하고 지속하게 되면 거짓말처럼  혈액 순환이 개선되고 운동량이 증가하며  비례해서  초기의 힘들었던 과정들은 경감되기 시작합니다.


처음 운동할 때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하며  때론 아뜩한 경우가 생기더라도  대개는  초기 적응 과정이므로 운동 강도를 잠시 줄여  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증상들이  해소됨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하던 사람도 3개월 정도쉬면  다시 운동을 할 때  처음처럼 숨이 차고 힘든 경험을 반복하게 됩니다. 하지만 운동의 쾌락을 맛 본 사람은 기꺼이 동참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역으로 숨 찬 증상을 두려워 운동을 하지 않으면 마치 강물이  여러 침착물로 흐름이 막히게 되어 약간의 호우에도 강둑을 넘쳐나게 되는데  뇌졸중이나 심장병의 근본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매일 하기는 힘들지만 일주일에 2~3회  어떤 운동이라도  숨이 차고  힘든 운동을 하여  인체에 부담을 줌으로써  심혈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그 결과 성인병이나 치매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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